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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마시며 버텨”…무너진 건물서 한달 만에 구조된 강아지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월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폐허가 된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 피해 현장에서 한 달여 만에 구조된 강아지. [빅도그랜치구조단= PalmBeachPost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9월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폐허가 된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 피해 현장에서 한 달여 만에 구조된 강아지. [빅도그랜치구조단= PalmBeachPost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9월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폐허가 된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의 무너진 건물 밑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건물이 무너진 지 약 한 달 만이다.

CNN 등 현지 매체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동물구조단인 빅도그랜치구조단은 허리케인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있던 강아지 한 마리를 기적적으로 구조했다고 7일 보도했다.

구조대는 적외선 열상화 카메라가 탑재된 드론을 이용해 생존자 등을 수색하던 중 생존 신호를 포착했다. 구조대 대변인 체이즈 스콧 대변인은 "구조대가 띄운 드론에 생존 신호가 잡혔다. 강아지는 부서진 유리와 에어컨 실외기 등 건물 잔해에 깔려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밝혔다.

건물 잔해에 매몰된 다른 강아지들은 목숨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생후 1년 정도로 추정되는 이 강아지는 발견 당시 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였고, 스스로 걷는 것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구조대가 나타나자 꼬리를 흔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구조대는 강아지가 한 달간 빗물을 먹으며 목숨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강아지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구조대는 이 강아지가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며 '기적'(Miracle)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현재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원래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입양될 예정이다.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5등급 허리케인 도리안은 지난 9월 초 바하마를 강타했다. 역대 육지를 강타한 대서양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세력을 기록한 도리안은 바하마 아바코와 그레이트아바코, 그랜드바하마섬을 연달아 덮쳤다. 바하마 국가비상관리기구에 따르면 도리안으로 인해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2500명이 실종됐다. 또 주택이 물에 잠기거나 파괴돼 약 7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빅도그랜치구조단은도리안 재해 현장에서 지금까지 강아지 138마리를 구조했다. 구조대는 구조된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주는 동시에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새 주인을 찾아주는 입양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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