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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검장, 작심한듯 "피의사실 공표 의혹, 檢 위축시킨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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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배성범(57) 서울중앙지검장이 7일 국정감사에서 '조국 일가 수사'와 관련해 여당 의원들이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제기하자 "이런 논란에 검찰이 제대로 된 오보 대응도 못하고 정상적인 공보 활동에도 지장을 받으며 저희들을 상당히 위축시키고 또 고심하게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與의원 비판에 배성범 "검찰 오보 대응도 못해" #"조국 수사 수사팀 전원에 유출 금지 각서 받아"

배 지검장은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여당 의원들의 각종 의혹 제기에 "검찰에서 피의사실을 공표한 적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배성범, 작심한듯 얼굴 찡그리고 반박 

하지만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재차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해 검찰을 비판하자 배 지검장은 작심한 듯 얼굴을 찡그리며 정 의원의 질의에 반박하기 시작했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부터)과 송경호 3차장, 신봉수 2차장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주질의가 끝난 뒤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부터)과 송경호 3차장, 신봉수 2차장이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주질의가 끝난 뒤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배 지검장은 "언론이 사건 관계인과 변호인을 통해 취재하는 내용이 상당히 있었다"며 "이를 검찰이 일일이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배 지검장은 이어 "검찰 관계자로 나오는 보도 중 상당수에 오보도 많고 사실관계가 틀린 것도 있다"며 "수사 초기 검사와 수사관을 포함해 조국 수사팀 전원에게 피의사실 공표 금지 각서를 받았다"고도 말했다.

배 지검장은 조국 수사팀장인 "송경호 중앙지검 3차장이 매일 수사팀에게 피의사실 공표 관련 교육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출근을 위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출근을 위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검찰 "피의사실 공표금지 각서도 받아" 

배 지검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쏟아내는 조국 장관 관련 질의에 "답하기 적절하지 않다""수사 중인 사안은 말씀드릴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피의사실 공표 논란에 대해선 검찰 나름의 답답함을 밝힌 것이다.

배 지검장은 정 의원에게 "지검장으로서 매일 검사들에게 피의사실 공표로 오해받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고도 말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스1]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장관 고발접수 전 내사 안해" 

배 지검장은 이날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고발장이 들어오기 전 내사에 착수한 적이 없고 신속하게 진상규명을 해서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을 수사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말했다.

여당 의원들의 '표적 수사' 논란에 대한 해명이었다.

배 지검장은 이날 검찰 개혁과 관련한 질의에는 "검찰 개혁에 반대하지 않고 직접수사 총량을 줄여야 한다는 데 저뿐만 아니라 많은 검사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범 "검찰개혁 반대 안해, 특수부 축소 대안 필요" 

다만 배 지검장은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과의 질의에서 "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각종 부패 사건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부패 수사 전문성이 한순간에 길러지는 것도 아니고 현재도 이런 수사를 근근이 하고 있다. 이런 역량을 약화시키지 않을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답변했다. 중앙지검 특수수사 역량 축소엔 반대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거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스1]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뉴스1]

야당 의원들은 반면 이날 여당 의원들의 각종 피의사실 공표 의혹 제기에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비판"이라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피의사실 공표 여당의 내로남불"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과거 국정농단 특검과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수사,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KT채용비리 의혹 수사에서 여당 의원들이 제기한 '피의사실 공표'를 언급하며 "피의사실 공표 색출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1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김 의원 의혹과 관련해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배 지검장은 지난 3일 구속기소된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의 공소장과 관련해 이날 비실명처리해 의원들에게 공개할 입장임을 밝혔다.

배 지검장은 "오늘(7일) 안에 조씨 공소장을 드리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조국 수사와 관련해) 국민들의 오해가 없으시도록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수사를 할 것"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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