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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사팀장' 세운 국감···"의원들이 피의사실 공표 유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차장에게 한말씀만. 언론을 보면 (조국 장관 자택 압수수색 관련한 법무부 해명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3차장이 말했다고 보도됐습니다. 사실입니까?"

7일 오전 열린 서울고등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 등의 국정감사 현장. 질의에 나선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목에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송 3차장검사는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공방이 이뤄진 부분에 대해 언론 취재가 있었고, 또 공식적인 법무부 해명이 있었다"며 "그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하기 위해 언론에 설명한 바가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느냐"고 재차 다그쳤지만 송 3차장검사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 있었던 것"이라고 응수했다.

'조국 수사팀장' 불러세운 정치권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의 실무 책임자인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위원의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앞쪽은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의 실무 책임자인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위원의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와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앞쪽은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이날 국감엔 조 장관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서울중앙지검의 배성범 검사장과 산하 1·2·3·4차장검사가 기관 증인으로 모두 현장에 배석했다. 특히 관심은 조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송 3차장검사에게 쏠렸다. 3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지휘하는 자리다. 통상적으로 국감엔 검사장을 보좌하는 차장검사들이 기관 증인으로 배석한다.

하지만 이날 분위기는 달랐다. 김 의원이 송 3차장검사를 불러세우자 현장에선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그만해"라는 등의 야유가 쏟아졌다. 여당 의원의 질의가 조 장관 관련 수사팀에 대한 여권의 압력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반응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의 질의에 맞서 계속 입장을 밝히려는 송 3차장검사에게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앉으세요"라고 말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도 송 3차장검사를 답변 대상자로 지목했다. "(조 장관 측이) 딸이 국제학술대회에 직접 참석했고 인턴증명서 발급받았다고 주장하는데 확인했느냐"는 주 의원의 질문에 송 3차장검사는 "수사 관계상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법조계 "수사 외압 가능성 우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및 서울중앙지검, 서울동·남·북·서부지검, 의정부·인천·수원·춘천지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법조계에선 조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하는 송 3차장검사를 향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수사 외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조 장관 수사팀 입장에선 모든 질문에 대해 수사 보안상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피의사실 공표를 검찰 병폐로 지목한 정치권이 수사팀에 되레 피의사실 공표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전국에 TV로 생중계되는 국정감사 자리에서 국회의원이 수사팀 관계자에게 언성을 높이는 건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보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정·정진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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