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장에게 한말씀만. 언론을 보면 (조국 장관 자택 압수수색 관련한 법무부 해명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3차장이 말했다고 보도됐습니다. 사실입니까?"
7일 오전 열린 서울고등검찰청 및 서울중앙지검 등의 국정감사 현장. 질의에 나선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목에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하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송 3차장검사는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공방이 이뤄진 부분에 대해 언론 취재가 있었고, 또 공식적인 법무부 해명이 있었다"며 "그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를 명확하기 위해 언론에 설명한 바가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느냐"고 재차 다그쳤지만 송 3차장검사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 있었던 것"이라고 응수했다.
'조국 수사팀장' 불러세운 정치권
이날 국감엔 조 장관 관련 수사를 진행하는 서울중앙지검의 배성범 검사장과 산하 1·2·3·4차장검사가 기관 증인으로 모두 현장에 배석했다. 특히 관심은 조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송 3차장검사에게 쏠렸다. 3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지휘하는 자리다. 통상적으로 국감엔 검사장을 보좌하는 차장검사들이 기관 증인으로 배석한다.
하지만 이날 분위기는 달랐다. 김 의원이 송 3차장검사를 불러세우자 현장에선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그만해"라는 등의 야유가 쏟아졌다. 여당 의원의 질의가 조 장관 관련 수사팀에 대한 여권의 압력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반응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의 질의에 맞서 계속 입장을 밝히려는 송 3차장검사에게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앉으세요"라고 말하며 상황을 정리했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도 송 3차장검사를 답변 대상자로 지목했다. "(조 장관 측이) 딸이 국제학술대회에 직접 참석했고 인턴증명서 발급받았다고 주장하는데 확인했느냐"는 주 의원의 질문에 송 3차장검사는 "수사 관계상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법조계 "수사 외압 가능성 우려"
법조계에선 조 장관 관련 수사를 총괄하는 송 3차장검사를 향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수사 외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조 장관 수사팀 입장에선 모든 질문에 대해 수사 보안상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피의사실 공표를 검찰 병폐로 지목한 정치권이 수사팀에 되레 피의사실 공표를 유도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전국에 TV로 생중계되는 국정감사 자리에서 국회의원이 수사팀 관계자에게 언성을 높이는 건 조 장관 수사와 관련해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보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정·정진호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