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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협상 결렬 北김명길 "욕스럽다, 추후 회담 美에 달려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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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7일 귀국차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7일 귀국차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7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추후 회담 여부는 미국에 달려있다"며 미국의 입장변화를 촉구했다.

북측 협상 수석대표인 김 대사는 이날 오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의 질문에 "추후 회담은 미국 측에 달려있다"면서 "이번 회담은 욕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2주일 후 회담 진행하냐'는 질문에는 "2주일 만에 온다는 건 무슨 말이냐"면서 "미국이 판문점 회동 이후 거의 아무런 셈법을 만들지 못했는데 2주 안에 만들어 낼 수 있을 거 같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김 대사는 앞으로의 회담 진행 방향과 가능성 등은 모두 미국에 물어보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회담이 진행되느냐 마느냐는 미국 측에 물어보라"면서 "미국이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그 어떤 끔찍한 사변이 차려질 수 있겠는지 누가 알겠느냐. 두고 보자"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어떻게 제안해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도 "얼마나 준비가 되겠는지 그건 미국 측에 물어보라"면서 "미국 측에 제안해놨으니 미국 측에 물어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김 대사의 발언은 실무협상 뒤 나온 북한의 세 번째 입장이다.

북한은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입장을 냈다. 김 대표는 스톡홀름 실무협상 직후인 5일 6시 40분(현지시간, 한국시간 6일 오전 1시40분쯤)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이래서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며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6일 오후 8시(한국시간)를 조금 넘겨서는 평양에서 외무성 대변인이 담화를 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과의 이번 실무협상을 '역스럽다'고 표현하며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밝혔다. '역스러운'은 ‘역겨운’의 북한말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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