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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뉴스] 청백봉사상 대상 상금 500만원 전액 기부한 이혁수씨

중앙일보

입력

2019년 청백봉사상 대상을 수상한 이혁수 서울시청 주무관이 상금 500만원 전액을 자신이 봉사하는 서울 구로구 장애인 시설 ‘브니엘의 집’에 기부했다. 이 주무관(왼쪽)과 부인 박희정씨가 4일 박상준 브니엘의 집 원장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2019년 청백봉사상 대상을 수상한 이혁수 서울시청 주무관이 상금 500만원 전액을 자신이 봉사하는 서울 구로구 장애인 시설 ‘브니엘의 집’에 기부했다. 이 주무관(왼쪽)과 부인 박희정씨가 4일 박상준 브니엘의 집 원장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지난 4일 서울 구로구의 장애인 거주시설인 ‘브니엘의 집’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한 달에 두 번 꼬박꼬박 오는 손님이지만 이번에는 500만원이라는 기부금도 함께였다. 기부의 주인공은 이혁수(56)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보육담당관 현장관리팀 주무관(행정6급)이다.

한 달에 두 번 봉사하는 ‘브니엘의 집’에 기부 #“나눌수록 더 커진다는 말처럼 내가 힐링돼”

이씨는지난달 25일 열린 ‘청백봉사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청백봉사상은 창의성을 발휘해 행정 발전에 기여하고 청렴·봉사정신을 바탕으로 주민에게 헌신하는 전국의 5급 이하 지방공무원들에게 주는 상이다. 1977년에 중앙일보·동양방송(TBC)과 내무부(현 행정안전부)가 제정했다. 공무원에게 주는 상 가운데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갖고 있다.

이 주무관은 어린이집에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지도점검 방식을 통해 보육환경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백인제가옥, 돈의문전시관 등의 개관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300번이 넘는 헌혈, 노인복지·장애인 거주시설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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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랫동안 사회 기부에 동참해왔다. 지난 1997년 모친이 중풍으로 쓰러져 중도장애인(2급)이 된 것이 장애인에 관심 갖는 계기가 됐고, 기부로 이어졌다. 지금도 대한적십자사, 유니세프, 월드비전, 함께하는 사랑밭, 수레바퀴문화진흥회, 푸르메재단,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브니엘의집 등에 후원하고 있다. 매월 30만원 정도 기부한 것이 누적 2100만원이 넘었다.

이혁수 주무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부인 박희정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4일 브니엘의집 원생들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혁수 주무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부인 박희정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4일 브니엘의집 원생들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브니엘의 집’에는 아내인 박희정(50) 구로구 자원봉사팀장과 함께 한 달에 두 번 정도 봉사하러 간다. 부부는 상금을 어떻게 쓸지 의논하다 봉사하는 곳에 후원하기로 결정했다. 아내 박씨 역시 남편을 따라 30번 이상 헌혈했으며 여러 나눔도 함께하고 있다.

박씨에게 남편의 청백봉사상 대상 수상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그는 “같은 공직자로서 존경스럽다. 가족으로는 자랑스럽고 남편이 공직생활을 참 잘했다고 하는 격려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내 박씨에게 남편에 대한 자랑도 부탁했다. “남편을 만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데 궂은일이 있는 곳에 늘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고 강산이 3번 변했는데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란다. 이어 “더 좋게 변했으면 좋겠는데…” 하며 웃었다. 또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도 열심히 하고 나눔 또한 지금 수준으로는 지속할 생각이다. 은퇴 후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을 도움이 필요한 분들과 함께 보내고 싶다”라고도 덧붙였다.

딸들도 아빠를 따라 주기적으로 헌혈을 해왔다. 첫째 진언(24)씨는 “부모님을 통해 다른 사람과 함께 만드는 기쁨과 행복에 대해 알게 됐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진다”며 “지금보다 더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은 행동과 나눔으로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9 청백봉사상 대상을 수상한 이혁수 서울시청 주무관이 상금 500만원을 전액 기부하고 활짝 웃고 있다. 김상선 기자

2019 청백봉사상 대상을 수상한 이혁수 서울시청 주무관이 상금 500만원을 전액 기부하고 활짝 웃고 있다. 김상선 기자

둘째 진선(22)씨는 “우리 아빠는 운동을 꾸준히 하며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신다. 평소 부모님을 보면서 항상 남을 생각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앞으로 봉사와 기부를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나눌수록 더 커진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처럼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이나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나면 내가 더 힐링이 되는 것 같아서 좋다”며 나눔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언젠가 모 구청장이 ‘공무원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 국민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씀하셨다. 남은 공직 생활 동안 초심을 잃지 말고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하겠다. 꾸준하게 건강을 유지해 헌혈을 계속하고 노인 시설과 장애인 시설 등에 봉사활동도 열심히 다니겠다”라고 앞으로 나눔 계획에 대한 다짐을 얘기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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