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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지조차 모를 해변 리조트···북미 비공개 협상장 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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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표단이 예비접촉 협상을 한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회의시설의 모습. 스톡홀름=김성탁 특파원

북미 대표단이 예비접촉 협상을 한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회의시설의 모습. 스톡홀름=김성탁 특파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는 북한과 미국 측이 공개하지 않았던 협상장이 확인됐다. 지난 1월 남ㆍ북ㆍ미 3국이 스웨덴에서 협상할 때는 입구 외에는 외부에서 보이지도 않는 산속 휴양시설이 장소였다. 이번에는 스웨덴 주재 북한대사관과 가깝기는 했지만, 여전히 해당 시설이 있는지도 잘 알기 어려운 바닷가 인적 드문 회의시설이었다.

북한대사관서 차로 10분 호텔 리조트 #민감한 의제 고려해 협상장 비공개 #얕은 산으로 싸여 보안 유지에 최적 #현지 언론 "5일 실무협상도 같은 곳" #

4일(현지시간) 오후 북미 예비접촉이 열린 스톡홀름 외곽 회의시설인 ‘빌라 엘비크'. 북한 대사관에서 6㎞가량 떨어진 곳으로 차를 타고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 회의 시설이다. 북한 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차량을 이용해 북한 대사관을 빠져나갔다. 스웨덴 경찰이 취재진을 가로막아 대표단 일행이 탄 차량을 따라갈 수 없었다. 이후 협상 장소는 꽁꽁 베일에 싸여 있었다.

북미 예비접촉 협상이 열린 건물 내부에 작은 성조기와 인공기, 스웨덴 국기가 놓여져 있다.

북미 예비접촉 협상이 열린 건물 내부에 작은 성조기와 인공기, 스웨덴 국기가 놓여져 있다.

빌라 엘비크를 찾아가 봤더니 차량이 다니는 도로에서는 아예 해당 시설이 있는 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좁다란 도로를 타고 들어간 시설은 바닷가에 맞닿아 있었다. 북미 협상단이 회의한 건물은 큰 유리창을 통해 바다와 대형 크루즈가 지나가는 것도 내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날 언제까지 협상이 열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협상장은 보안 요원들이 차를 타고 지키고 있었다. 협상장 내부에는 소형 성조기와 인공기, 스웨덴 국기가 놓여 있었다. 일부 스웨덴 언론은 5일 실무협상도 이곳에서 열린다고 보도했다.

이 바닷가 시설은 인적이 드물었고 회의장과 호텔이라는 간판이 달린 건물 여러 채로 구성돼 있었다. 이번 실무협상이 서로의 의견을 타진하고 다른 입장을 좁혀야 하는 쉽지 않은 회담이어서인지 양측 모두 협상 장소는 물론이고 진행 상황 등에 대해 스웨덴 현지에서는 일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스웨덴 외무부를 찾아 1시간여 동안 의견을 교환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협상장인 빌라 엘비크는 주변이 낮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바다와 접해 있어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이었다. 각종 회의를 개최해온 호텔 리조트로 경관이 훌륭하고 한적했다. 특히 이번 협상 장소는 실무진의 접근이 쉽도록 북한 대사관에서 가까운 곳에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 예비접촉 협상이 열린 빌라 엘비크의 위성 사진 [구글 캡처]

북미 예비접촉 협상이 열린 빌라 엘비크의 위성 사진 [구글 캡처]

실무협상이 5일 이 시설에서 열릴 경우 스웨덴 정부는 지난 1월 회담 당시 무장 경찰을 입구에 배치하고 도로 주변 나무에 테이프를 감아 취재진의 접근을 막은 것처럼 삼엄한 경비를 설 가능성이 있다.

스톡홀름=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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