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250명 병원 출입구 봉쇄···37일 파업 '광주기독'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2019.10.05 05:01

업데이트 2019.10.05 14:54

광주기독병원 노조가 지난 1일 오전 병원 로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른쪽은 전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병원 측이 노조원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 [뉴시스] [연합뉴스]

광주기독병원 노조가 지난 1일 오전 병원 로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른쪽은 전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병원 측이 노조원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 [뉴시스] [연합뉴스]

노조 “끝장 토론하자” VS 병원 “직장폐쇄” 

광주광역시의 한 종합병원이 한 달이 넘는 장기 파업 끝에 병원 출입문들을 모두 걸어 잠가 논란이 일고 있다. 병원 노사는 파업 37일 동안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진 상태여서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슈추적]
병원 측, 노조 파업에 ‘직장폐쇄’ 초강수
파업 37일째…노사 갈등 장기화 우려 커
노조 “수수방관 병원장, 성실교섭 나서라”
병원 “5년 경영적자”…“파업부터 풀어야”

보건의료노조 광주기독병원지부는 4일 “병원 측이 지난달 30일 오후 9시부터 응급의료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5곳의 출입구를 통제해 내·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가 점거농성을 해온 병원 로비와 응급의료센터 출입구를 제외하면 나머지 출입구가 모두 잠긴 상태다.

병원 측은 용역업체를 불러 노조원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파업 참가자의 병원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직장폐쇄 공고문을 내걸었다.

노조 측은 “한 달이 넘는 파업 기간 동안 성실히 교섭에 응하지 않았던 병원 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했다”며 “현재 병원에는 250여명의 환자가 입원 중인데 그들의 안전을 볼모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37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보건의료노조 광주기독병원지부가 지난 1일 오전 광주 남구 기독병원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37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보건의료노조 광주기독병원지부가 지난 1일 오전 광주 남구 기독병원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조 "환자 250명 볼모 삼은 것"

노조 측은 또 “직장폐쇄는 병원 직원들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그동안 교섭안을 내지 않고 버틴 것 역시 노동조합을 무시하고 애초 의견에 귀 기울일 생각이 없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병원 측은 “즉각적인 파업 중단 및 외부세력의 개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병원 측은 “노조는 전면 파업에 돌입한 후 병원 로비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다수의 인원이 무리 지어 진료공간에서 시위를 해왔다”며 “이는 환자들의 안정가료와 병원 업무를 지속적으로 저해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8월 29일부터 노조가 임금체계 개선과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면서 비롯됐다. 병원 측은 파업 37일째가 된 현재까지도 “노조 측 제시안이 지나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견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광주기독병원 측이 노조에 맞서 직장폐쇄를 단행한 가운데 지난 1일 오전 광주 기독병원 입구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뉴시스]

광주기독병원 측이 노조에 맞서 직장폐쇄를 단행한 가운데 지난 1일 오전 광주 기독병원 입구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뉴시스]

병원 측 "장기파업에 외부세력 가세"

앞서 노조 측은 파업 20일째인 지난달 17일 병원 측에 ‘끝장 교섭’을 제안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이들은 당시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실습 간호 학생들이 접수·투약·정맥주사 업무를 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병원 측이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환자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2박 3일간 끝장 대표 교섭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제3세력(시민사회단체 등)의 개입’ 등을 이유로 대화에 난색을 표해왔다. 병원 측은 노조원들에게 보낸 단체 문자에서 ‘제3세력의 병원 점거가 예정돼 있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6조에 따라 파업 참가자에 대한 광주기독병원의 출입을 금한다’고 주장했다.

37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보건의료노조 광주기독병원지부가 지난 1일 오전 광주 남구 기독병원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37일째 총파업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보건의료노조 광주기독병원지부가 지난 1일 오전 광주 남구 기독병원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임금인상 VS 경영난…‘갈등 골’ 깊어져 

기독병원 노사는 지난 6월 20일부터 수차례 교섭과 조정회의를 벌였으나 주요 쟁점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 측은 ^급여 체계 지급률 폐지 ^법원 판결 따른 상여금 등 통상임금 포함 ^야간 근무자 휴무 확대 체계 마련 ^근무복 전면 개선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해왔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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