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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분수대

인간의 행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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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동현
이동현 기자 중앙일보 기자
이동현 산업1팀 차장

이동현 산업1팀 차장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주 소프트웨어 버전10(v10)을 업데이트했다. ‘스마트 호출(Smart Summon)’이란 기능이 추가됐는데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주차장이나 차고에 넣어둔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테슬라 주가는 20%나 올랐고, 사람들은 1980년대 인기 TV시리즈 ‘나이트 라이더(한국명 전격Z작전)’가 현실이 됐다며 열광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에 찬물을 끼얹는 영상이 속속 올라왔다. ‘스마트 호출’ 기능을 이용해 차량을 호출한 테슬라 오너들이 “기능을 사용했다가 주차장을 혼돈(chaos)에 빠뜨렸다”며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영상 속 테슬라 차량들은 주변에 주차된 차와 접촉사고를 일으키거나 차를 부른 오너를 지나쳐 가버리기도 했다.

자율주행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전기차와 더불어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술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부터 무인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월 ‘자율주행차는 미래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주요 완성차 업체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기를 늦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드와 협업하고 있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아르고의 브라이언 살레스키 최고경영자(CEO)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산업계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무인 자동차는 미래의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늦어지는 이유로 NYT는 ‘인간의 행동(Human Behavior)’을 꼽았다. 아무리 첨단의 센서와 인공지능으로 무장해도 신호등을 무시하는 자동차와 행인, 진입 불가 도로에 들어오는 자전거를 예측할 방법은 아직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동현 산업1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