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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할퀸 타파처럼…강한 태풍 미탁, 10월 2일 상륙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18호 태풍 미탁의 모습. [자료 미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제18호 태풍 미탁의 모습. [자료 미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28일 발생한 가을 태풍 '미탁(MITAG)'이 다시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18호 태풍 '미탁'은 지난 22일 제주와 남해안을 할퀴고 지나간 제17호 태풍 '타파'와 비슷한 이동 경로가 될 전망이다.

아직은 발생 초기라 정확한 진로 예측은 어렵지만, 다음 달 2일부터 3일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해안에 상륙할 가능성도

제18호 태풍 미탁의 예상 진로. 28일 오후 9시 기준, [자료 기상청]

제18호 태풍 미탁의 예상 진로. 28일 오후 9시 기준, [자료 기상청]

필리핀 동쪽 고수온 해역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제18호 태풍 미탁. [사진 미 해양대기국(JTWC)]

필리핀 동쪽 고수온 해역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제18호 태풍 미탁. [사진 미 해양대기국(JTWC)]

기상청은 "28일 오전 9시에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1210㎞ 부근 해상에서 제18호 태풍 '미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괌 부근 서쪽의 29~30도의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열대저압부(TD)가 강해져 태풍으로 발달한 것이다.

태풍 '미탁'은 28일 오후 9시 마닐라 동북동쪽 약 95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0㎞로 서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94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21m(시속 76㎞)이며, 강풍 반경은 240㎞로 소형 태풍이다.

하지만 제주도 남서쪽 370㎞를 지나는 다음 달 1일 오후에는 중심기압인 965hPa로 떨어지고,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37m(시속 133㎞)로 강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미탁(MITAG)'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여성의 이름이다.

미·일 기상청 예보도 비슷해

미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서 예상한 제18호 태풍 미탁의 진로 [자료 JTWC]

미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서 예상한 제18호 태풍 미탁의 진로 [자료 JTWC]

일본 기상청이 예상한 제18호 태풍 미탁의 이동경로 [자료 일본 기상청]

일본 기상청이 예상한 제18호 태풍 미탁의 이동경로 [자료 일본 기상청]

기상청은 "태풍 '미탁'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하면서 발달하겠다"며 "아직은 진로가 유동적이지만 다음 달 2일경에 강한 태풍이 돼 제주도와 규슈 인근 사이로 올라오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2일 오후에도 태풍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초속 35m(시속 126㎞)의 중간 크기의 강한 태풍의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강풍 반경도 320㎞에 이르러 남해안에 상륙할 경우 남부지방 전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이 괌 서쪽 고수온 해역에서 대만 쪽으로 북서진하면서 계속 발달하겠으나, 태풍의 발달 정도나 다음 주 월요일인 30일 대만 동쪽 해상에서의 태풍 위치 등에 따라 태풍이 동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시점과 이후 경로에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나 일본 기상청도 비슷한 경로를 예상하고 있다.

JTWC는 태풍이 제17호 태풍 '타파'처럼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일본 기상청은 2016년 10월에 찾아왔던 태풍 '차바'와 비슷한 경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반도 영향 태풍 갯수 최다 될까?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 6개의 진로. [자료 기상청]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 6개의 진로. [자료 기상청]

한편,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태풍은 18개 가운데 이미 6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 숫자는 1950년과 1959년이 7개였고, 1914년과 1933년, 1976년이 각각 6개였다.

이번 태풍 '미탁'이 한반도에 접근해 영향을 준다면 올해는 1959년 등과 반갑지 않은 '공동 1위'에 오르게 된다.·

올해 유독 태풍 발생이 많았던 것도 아닌데 한반도로 태풍이 많이 온 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늦게까지 유지됐기 때문이다.

통상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크게 확장하는 한여름에는 중국 쪽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는 가을에는 일본 쪽으로 향하는데, 올여름 내내 어정쩡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한반도로 태풍의 길이 열린 모양새다.

기상청 정관영 예보정책과장은 “통상 9월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수축하면서, 태풍이 발생하더라도 일본 동쪽을 향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확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해수면 온도는 평년과 비슷한데,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이 줄지 않는 원인도 현재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강찬수·김정연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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