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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퇴치 위한 ‘21세기 라이브 에이드’ 5개 대륙서 열린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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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4호 02면

유엔과 함께 빈곤 퇴치에 앞장서온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내년 9월 26일 5개 대륙에서 총 10시간 동안 개최하는 릴레이 공연 ‘글로벌 골 라이브: 더 파서블 드림’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 사진은 엑소. [중앙포토]

유엔과 함께 빈곤 퇴치에 앞장서온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내년 9월 26일 5개 대륙에서 총 10시간 동안 개최하는 릴레이 공연 ‘글로벌 골 라이브: 더 파서블 드림’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 사진은 엑소. [중앙포토]

1985년 7월 13일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라이브 에이드(Live Aid)’의 열기가 재현될 수 있을까. 내년 9월 26일 5개 대륙에서 10시간 동안 릴레이 콘서트 ‘글로벌 골 라이브: 더 파서블 드림(Global Goal Live: The Possible Dream)’이 펼쳐진다. 유엔과 함께 빈곤 퇴치에 앞장서온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시티즌’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내년 9월 26일 릴레이 자선 무대 #아시아 공연 총감독엔 SM 이수만 #서울 개최 가능성 있어 관심 집중 #메탈리카·콜드플레이·어셔·엑소 … #세대 아우르는 쟁쟁한 스타들 출동

2012년부터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을 진행해온 이들이 이같은 초대형 콘서트를 기획한 것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2015년 193개국이 합의한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달성 기한은 2030년. 10년 안에 빈곤 퇴치는 물론 기후 변화 방지·불평등 해소 등 8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 판단했다.

1985년 7월 열렸던 ‘라이브 에이드’ 공연 모습.

1985년 7월 열렸던 ‘라이브 에이드’ 공연 모습.

글로벌 시티즌의 CEO 휴 에반스는 “지금의 속도로는 이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없다”며 “7억3600만 명을 극빈 상태에서 벗어나게 돕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빈곤국가로 분류된 59개국과 다른 국가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매년 약 3500억 달러(약 419조원)의 재정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는 계산이다.

당시 에티오피아 난민의 기아 문제를 돕기 위해 기획된 라이브 에이드는 100여 개국에서 15억 명이 시청했다. 목표액은 100만 파운드. 하지만 방송 후 이를 훌쩍 뛰어넘는 1억5000만 파운드 모금에 성공했다. 일회성 공연으로 필요한 재정을 모두 충당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이를 계기로 전 세계적인 관심을 환기하고 추가 해외 원조나 기부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티즌은 2011년부터 6년 간 모금해온 100억 달러(약 12조원)로 6억5000만 명을 도왔다.

‘글로벌 시티즌’ 12조원 모금 6억명 도와

유엔과 함께 빈곤 퇴치에 앞장서온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내년 9월 26일 5개 대륙에서 총 10시간 동안 개최하는 릴레이 공연 ‘글로벌 골 라이브: 더 파서블 드림’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 사진은 콜드플레이. [사진 글로벌 시티즌]

유엔과 함께 빈곤 퇴치에 앞장서온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내년 9월 26일 5개 대륙에서 총 10시간 동안 개최하는 릴레이 공연 ‘글로벌 골 라이브: 더 파서블 드림’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 사진은 콜드플레이. [사진 글로벌 시티즌]

공연 규모는 한층 커졌다. 라이브 에이드는 영국 런던의 웸블리와 미국 필라델피아의 존 F. 케네디 등 2곳에서 약 17만 명이 관람했다. 글로벌 골 라이브는 북미·남미·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아우를 예정이다. 북미에서는 미국 뉴욕, 아프리카에서는 나이지리아 라고스로 결정됐다. 나머지 3개 대륙의 개최지는 미정이다.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이 열리는 뉴욕 센트럴 파크의 수용 인원은 약 6만 명 수준. 주최 측이 국가별로 비슷한 규모의 공연장을 선정한다면 현장 관람 인원만 30만 명으로 늘어난다. 뉴욕에서 시작한 이 페스티벌이 각기 다른 시기에 독일·영국·캐나다·인도 등에서 열린 적은 있지만 동시에 릴레이로 이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퀸의 실황을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후광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994만 관객을 동원, 전 세계적으로 2억1642만 달러(약 2597억원)의 수익을 달성했다. 당시 라이브에이드 중계를 맡았던 MBC는 지난 연말 ‘지상 최대의 콘서트, 라이브 에이드’라는 이름으로 34년 만에 재방송하기도 했다. U2·데이비드 보위·레드 제플린 등 함께 무대에 올랐던 당대 최고의 스타들도 줄줄이 재소환됐다.

유엔과 함께 빈곤 퇴치에 앞장서온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내년 9월 26일 5개 대륙에서 총 10시간 동안 개최하는 릴레이 공연 ‘글로벌 골 라이브: 더 파서블 드림’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 사진은 메탈리카. [사진 글로벌 시티즌]

유엔과 함께 빈곤 퇴치에 앞장서온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내년 9월 26일 5개 대륙에서 총 10시간 동안 개최하는 릴레이 공연 ‘글로벌 골 라이브: 더 파서블 드림’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 사진은 메탈리카. [사진 글로벌 시티즌]

28일 뉴욕에서 열리는 올해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퀸의 브라이언 메이는 앞서 성명을 통해 “이번 공연은 라이브 에이드 같은 변화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스코·델타 항공·존슨앤 존슨·P&G·버라이존 등 세계적인 기업과 유니버설 뮤직 그룹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에 나선다.

1984년 U2·듀란듀란·왬·폴리스 등 영국 뮤지션들이 모여 결성한 밴드 에이드가 발매한 ‘두 데이 노 잇츠 크리스마스(Do They Know It’s Christmas?)’가 공연의 시발점이 된 만큼 새로운 형태의 뮤지션 협업도 기대해 볼 만하다. 당시 마이클 잭슨을 주축으로 미국 뮤지션들이 만든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데이비드 포스터 등 캐나다 뮤지션들이 함께한 ‘티어스 아 낫 이너프(Tears Are Not Enough)’ 등이 연이어 발표되는 등 거대한 물결이 형성되기도 했다.

“한국 개최 땐 K팝 홍보 효과 상당할 것”

유엔과 함께 빈곤 퇴치에 앞장서온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내년 9월 26일 5개 대륙에서 총 10시간 동안 개최하는 릴레이 공연 ‘글로벌 골 라이브: 더 파서블 드림’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 사진은 얼리샤 키스. [중앙포토]

유엔과 함께 빈곤 퇴치에 앞장서온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내년 9월 26일 5개 대륙에서 총 10시간 동안 개최하는 릴레이 공연 ‘글로벌 골 라이브: 더 파서블 드림’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 사진은 얼리샤 키스. [중앙포토]

내년 글로벌 골 라이브 무대에 오르는 출연진의 면면은 쟁쟁하다. 1980년대 결성된 록밴드 메탈리카·레드 핫 칠리 페퍼스부터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신예 숀 멘데스·빌리 아일리시 등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다. 어셔·뮤즈·콜드플레이·얼리샤 키스 등 출연이 확정된 아티스트 이름을 다 열거하기 힘들 정도.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뭉쳐 새로운 음원을 발표한다면 그 자체로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아시아 공연 총감독을 맡게 된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와 휴 에반스 글로벌 시티즌 CEO.

아시아 공연 총감독을 맡게 된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와 휴 에반스 글로벌 시티즌 CEO.

한국이 키 플레이어로 활약할 가능성도 높다. SM엔터테인먼트가 아시아 공연을 유치한 데 이어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가 아시아 공연 총감독을 맡았기 때문이다. 공연 기획 역시 SM 계열사인 드림 메이커스가 맡아 아시아 개최지 역시 서울이 유력하다. 글로벌 시티즌 측은 “SM은 K팝 기획사 중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회사”라며 “K팝뿐만 아니라 아시아 음악 전반을 아우를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6일 뉴욕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수만 프로듀서는 “25년 전 SM을 시작할 때 세계 청년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을 통합시킬 수 있는 K팝 아티스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NCT 127이 올해 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SM과 미국 캐피톨뮤직 그룹(CMG)이 협업한 슈퍼M도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샤이니 태민, 엑소 백현·카이, NCT 127 태용·마크, WayV의 루카스·텐 등 7명으로 구성된 연합팀으로 다음 달 4일 미국 데뷔를 앞두고 있다.

뮤지션 빌리 아일리시.

뮤지션 빌리 아일리시.

SM이 아시아 공연을 유치한 것을 두고 K팝의 달라진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라이브 에이드만 해도 영미권 가수들을 중심으로 해당 국가에서 진행되는 행사였지만, 이번 공연은 개최 장소부터 출연 가수까지 다변화된 음악 산업 지형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음악 산업 규모 2위인 일본이나 14억 인구의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개최된다면 K팝의 대내외적 홍보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공연은 글로벌 시티즌이 추구하는 목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자선 공연인 만큼 무료로 진행되지만 티켓을 얻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티즌으로서의 활동에 동참해야 하기 때문이다. 앱을 통해 회원에 가입한 다음, 일정 포인트 이상을 쌓아야만 티켓 추첨에 응모할 수 있다. 플라스틱 줄이기에 동참하면 1포인트를 얻고, 조혼 반대를 촉구하는 e메일을 보내면 3포인트를 얻는 식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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