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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있던 내 주식 2000억원…내일부턴 한눈에 조회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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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통합관리서비스 '페이인포' 홈페이지

계좌통합관리서비스 '페이인포' 홈페이지

최근 직장인 이 모(49) 씨는 7년 전에 투자했던 주식이 떠올랐다. 30만원가량 소액으로 투자했던 종목인 데다 수익률이 높지 않아 잊고 지냈다. 과거 이용했던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접속했지만, 비밀번호가 맞지 않았다. 몇 차례 헛수고를 하다가 증권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돌려서야 간신히 이씨가 투자한 증권 계좌를 확인할 수 있었다.

26일부터 '숨은 주식' 찾기가 쉬워진다. 25일 금융감독원ㆍ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은행권에 이어 증권사도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 ‘페이인포’에서 전체 계좌를 한번에 조회하고 휴면 계좌를 정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26일 오전 9시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6월 말 기준 22개 증권사의 소액ㆍ비활동성 계좌 4000만개에 잠자고 있는 금액은 2000억원(예수금 기준)에 이른다.

주식 투자자도 계좌통합관리서비스인 ‘내 계좌 한눈에’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러 증권사에 주식이나 펀드 등을 투자해온 투자자는 자신이 보유한 모든 계좌를 인터넷으로 조회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주식은 물론 계좌에 남아있는 돈까지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적은 돈이 남아있는 휴면 계좌는 페이인포에서 곧바로 정리할 수 있다. 50만원 이하,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계좌 중 예수금만 남아있다면 해지할 수 있다. 예수금은 투자 예탁금으로 증권사에 잠시 맡겨둔 투자 자금이다.

즉시 출금 가능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평가금액도 예수금에 포함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다만 펀드나 신탁을 비롯해 연금저축 등 세제 혜택상품계좌는 최근 거래가 없어도 항상 활동성 계좌로 분류돼 계좌를 해지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말했다.

계좌 잔고는 다른 증권사 계좌는 물론 본인 명의 은행 등의 수시입출금식 계좌로 옮길 수 있다. 또 서민금융진흥원에 기부도 할 수 있다. 잔고 이전 수수료는 회사별로 건당 300~5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자료: 금융감독원

자료: 금융감독원

이번에 증권사가 ‘내 계좌 한눈에’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은행ㆍ저축은행ㆍ보험ㆍ카드사 등 전 금융권의 계좌를 조회하고 정리할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 시스템이 구축됐다. 금감원과 금융결제원은 2016년 은행을 시작으로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으로 서비스 대상기관을 단계적으로 확대했다. 지난달 말까지 약 3년간 709만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들이 계좌 잔액을 확인한 뒤 922만개에 달하는 소액 계좌에서 찾아간 금액만 935억원이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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