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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가 소개했다···재벌·갑질 이어 해외 진출한 韓은어 '꼰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BBC가 오늘의 단어로 '꼰대(KKONDAE)'를 선정했다. [BBC TWO 페이스북]

BBC가 오늘의 단어로 '꼰대(KKONDAE)'를 선정했다. [BBC TWO 페이스북]

한국 사회의 권위주의, 서열주의, 특권의식 등을 꼬집어 부르는 말이자 늙은이를 일컫는 은어인 ‘꼰대’가 해외로 진출했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오늘의 단어’로 '꼰대(KKONDAE)'를 선정해 국내외 누리꾼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23일 BBC2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런 사람을 알고 있나요?(Do you know someone like this?)”라는 내용과 함께 ‘꼰대’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BBC2는 ‘꼰대’를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 (다른 사람은 늘 잘못됐다고 여김)”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누리꾼들은 “내 주위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고 공감을 표하며 자신이 겪은 ‘꼰대’를 댓글로 표현하고 있다.

이들은 ″결혼한 후부터 우리 남편이 바로 꼰대”, “바로 우리 시어머니를 위한 단어”, “영어로는 나이 많은 남자”, “내 기억 속 엄마는 늘 꼰대였지”, “휴대전화 속 아빠의 이름을 바꿔야겠어”, “나인가?” 등의 댓글을 남겼다.

한국인 이용자들은 “Latte is horse”(라떼는 말이야·꼰대들의 입버릇인 ‘나 때는 말이야’를 비꼰 신조어), “유사한 단어로 tulttak(틀딱·틀니한 노인을 비하하는 단어)이 있다”, “더이상 꼰대는 한국에 국한된 단어가 아니다.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BBC가 인정한 꼰대” 등의 댓글을 달며 관심을 보였다.

해외 언론이 ‘꼰대’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한국어로 '거들먹거리는 노인'이라는 뜻(The word for “condescending old person” in Korean)”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해당 기사는 ‘꼰대’를 “젊은 사람들로부터 의심의 여지 없이 복종을 기대하는 사람”, “비판은 빠르지만 자신의 실수는 절대 인정하지 않는 사람”,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보복을 가하는 사람” 등으로 묘사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나이와 성, 근속연수에 따라 직장의 위계질서가 악명 높고”, “올바른 경칭을 쓰지 않으면 격분하지만” 이를 못마땅히 여긴 젊은 세대들이 곳곳에서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재벌(chaebol), 갑질(gapjil)에 이어 우리 사회의 세대 갈등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어 꼰대(kkondae)가 외신의 주목을 받자 한국만의 특수한 문화를 보여주는 또 다른 낱말이 무엇일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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