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운전은 도로교통법 위반, 그럼 보복운전은?

중앙일보

입력 2019.09.23 13:00

[더,오래] 김경영의 최소법(11)

음주운전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됩니다. [중앙포토]

음주운전의 위험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됩니다. [중앙포토]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된다는 말, 수없이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러면 운전대를 잡으면 어떻게 운전해야 할까요? 두말할 필요 없이 최대한 주의를 하면서 안전운전·양보 운전해야 할 것입니다. 안전운전의 반대로 난폭운전, 보복운전 등이 있습니다. 운전대를 잡은 다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중 대표적인 것들입니다.

최근 유명 연예인이 보복운전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가 유명 연예인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사실 각종 방송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난폭운전이나 보복운전의 사례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예전부터 이런 행위들이 있었지만 근래 들어 쉽게 접하게 된 것은 블랙박스나 CCTV 보급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은 무엇이고, 위반하는 경우 어떤 제재를 받게 될까요?

난폭운전은 도로교통법 적용 대상

난폭운전은 말 그대로 과격하게 운전하는 모든 행위를 의미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도로교통법 제46조의3은 9가지 유형의 행위를 열거하고, 이러한 행위를 중복하거나 반복하는 행위를 난폭운전으로 보면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9가지 유형으로는 ① 신호 또는 지시 위반, ② 중앙선 침범, ③ 속도위반, ④ 횡단·유턴·후진 금지 위반, ⑤ 안전거리 미확보, 진로 변경 금지 위반, 급제동 금지 위반, ⑥ 앞지르기 방법 또는 앞지르기의 방해금지 위반, ⑦ 정당한 사유 없는 소음 발생, ⑧ 고속도로에서의 앞지르기 방법 위반, ⑨ 고속도로 등에서의 횡단·유턴·후진 금지 위반 등이 있습니다.

이런 9가지 행위 중 둘 이상의 행위를 연달아 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지속 또는 반복해 다른 사람에게 위협 또는 위해를 가하거나 교통상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행위가 ‘난폭운전’입니다.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난폭운전에 대한 형량도 대폭 강화되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습니다. 또 형사입건되는 경우 벌점 40점이 부과되고, 40일 운전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집니다. 더 나아가 구속되는 경우에는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결격 기간 1년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보복운전은 자동차를 이용한 보복행위

보복운전은 정확한 의미를 규정한 법이 없습니다. 보복은 남이 자기에게 해를 준 경우 그대로 갚아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연합뉴스]

보복운전은 정확한 의미를 규정한 법이 없습니다. 보복은 남이 자기에게 해를 준 경우 그대로 갚아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연합뉴스]

도로교통법이 난폭운전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규정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보복운전의 의미를 규정하고 있는 법은 없습니다. 보복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자기에게 해를 준 경우 그대로 갚아 주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보복운전이라는 것은 상대방을 보복할 목적으로 고의로 자동차를 이용해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난폭운전은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하고 중복되거나 반복행위가 있어야 하지만, 보복운전은 특정인을 상대로 한 행위로서 단 1회라도 위반되는 경우 성립합니다.

그리고 보복운전은 도로교통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일반 형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또 자동차는 위험한 물건이기 때문에 단순 폭행, 단순 상해, 단순협박, 단순 손괴죄로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특수 폭행, 특수 상해, 특수 협박, 특수 손괴죄로 처벌받습니다.

자동차는 총이나 도검과 같이 본래 살상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사용방법에 따라 살상의 도구로 쓰일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한 물건’으로 분류됩니다. 우리 법원도 일찍이 자동차를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하고, 자동차를 이용한 범죄행위를 특수범죄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이용한 범죄는 특수범죄로 처벌되어 형량이 매우 무겁습니다. [사진 pixabay]

자동차를 이용한 범죄는 특수범죄로 처벌되어 형량이 매우 무겁습니다. [사진 pixabay]

이처럼 단순범죄가 아니라 특수범죄로 처벌되기 때문에 형량도 무척 무겁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할 수 있고, 피해자가 반대하는 경우 기소할 수 없습니다. 반면 특수폭행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고, 피해자가 반대하더라도 기소할 수 있습니다.

또 보복운전은 일반교통방해 또는 교통방해 치사라는 무시무시한 범죄로도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교통방해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고, 나아가 사망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속도로 주행 중 보복운전으로 끼어들어 상대 차량이 급하게 멈췄는데 마침 뒤따르던 차들이 상대 차량을 순차적으로 들이받아 5중 추돌사고가 발생했고, 이 중 일부 운전자가 사망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했던 보복운전자는 일반교통방해 치사라는 무시무시한 죄로 실형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편 보복운전도 형사입건되는 경우 벌점이 100점 부과, 100일 운전면허정지 처분이 내려지고, 구속되는 경우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결격 기간 1년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난폭운전인 보복운전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현재 경찰은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음주운전과 난폭·보복운전에 대해 집중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복잡하게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에 대해 살펴보았지만, 여유로운 마음으로 안전운전과 양보운전을 한다면 복잡한 난폭운전·보복운전 규정 등은 전혀 알 필요 없습니다.

김경영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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