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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최악 경우라도 한국당 중심 야권 통합은 선택 안할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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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3호 08면

이태규 의원

이태규 의원

 야권에선 내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일대일 대결 구도를 염두에 둔 두 가지 통합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나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중심의 통합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제3당 창당과 이를 중심으로 한 통합이다. 그런 가운데 1년째 독일에 머물고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안 전 대표를 만나고 돌아온 이태규(사진) 바른미래당 의원의 얘기를 들어봤다.

독일서 안 전 대표 만난 이태규 의원 #큰 배보다 튼튼한 배 만드는 게 중요 #보수·진보 뛰어넘는 새 그릇에 동의

안 전 대표는 언제쯤 귀국하나.
“현실 정치에 뛰어든 뒤 지난 6~7년간 여러 성과와 오류에 대한 성찰과 축적의 시간을 갖고 있다. 아직은 정치 재개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최근 한국당 중심의 보수·중도 통합 움직임을 안 전 대표는 어떻게 평가하나.
“조국 법무부 장관 논란을 거치면서 문재인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흐름이 고착됐다. 완만하지만 문재인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시작됐다고 본다. 그럼에도 제1야당의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확인됐다. 대신 무당층은 대폭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가 밉지만 한국당을 찍어줄 순 없다’는 게 추석 이후 나타난 민심이다.”

지난 13일 SBS·칸타코리아 조사 결과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거나 ‘모르겠다’는 응답층이 38.5%로 최근 여론조사 중 가장 높았다. 이를 두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제1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기대한 반면 홍준표 전 대표는 “여당은 물론 야당도 지지 대상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라고 평가했다.

한국당 중심의 통합엔 분명히 반대하나.
“민주당은 마이 웨이로 가고 한국당은 보수·중도 통합을 주장하며 꼰대, 웰빙, 기득권 이미지를 혁신하지 않은 채 일부 부족한 부분만 보완해 내년 총선을 치를 생각이라면 굳이 정치 재개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안 전 대표는 생각하고 있는 듯싶다. 민주당 의원들 얘길 들어보면 한마디로 ‘제발 지금의 한국당만 같아라’다. 이런 구도가 유지되면 어려움은 있겠지만 결국 이길 거란 판단이다.”
그럼 안 전 대표는 어떤 야권 통합이 필요하다고 보나.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국민은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 잘못된 정치 구조에 기생하는 우리 사회 기득권 세력의 민낯을 봤다. 한국 사회와 정치 개혁의 핵심은 기득권 해체다. 또 야권의 창조적 해체와 혁신적 재구성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한국당이 담보할 수 있나. 한국당이 대선 패배 후 2년여 동안 기득권을 내려놓고 환골탈태하려는 모습을 보인 게 뭐가 있나. 한국당이 분명한 한계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반문재인 개혁정당의 출현은 불가피하다. 그런 정당이 나타나면 중도층과 무당층이 정치적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보수·진보를 뛰어넘어 기득권 세력의 희생과 양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그릇을 만들겠다는 시도가 이뤄진다면 안 전 대표는 흔쾌히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
야권 분열은 여당에 유리한 구도다.
“맞다. 야당 의원 대다수도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문재인 정권과 붙어야 한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다. 그런데 한국당 중심이냐에 대해선 ‘이건 아니다’는 거다. 지금 흐름대로라면 한국당을 대체하는 반문재인 개혁정당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다. 새로운 개혁정당이 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국민의 문제 제기에 화답하고 최악의 경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면 한국당의 지지도를 넘어설 것이고, 그러면 한국당은 버티지 못할 거라고 본다. 정치공학적으로 무조건 ‘큰 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튼튼한 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유승민 전 대표나 안 전 대표가 한국당 중심의 통합을 택할 가능성은 없나.
“최악의 경우라도 그런 선택은 안 할 거라고 본다.”
지난 총선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 바람이 불었지만 사실상 실패하지 않았나.
“국민이 기회를 주셨는데 국민의당은 선거 이후 기존 정당의 행태를 답습하면서 실패했다. 깊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차세현 기자, 사진=신인섭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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