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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상용화 5G…무선 기지국 5곳 중 1곳 '불합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쥔 5G세대 이동통신의 무선국 5곳 중 1곳이 불합격 판정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이 20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5G 무선국 준공 검사(현장 검사)를 받은 417국의 무선국 중 88개(21.1%)의 무선국이 불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4세대인 LTE 무선국의 불합격률에 비해 4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2018년 9월 기준 무선국 준공검사 불합격률은 5.84%에 불과했다. 변 의원은 “5G 무선국의 준공검사 불합격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5G 서비스 품질이 기존 LTE(4G) 등 다른 무선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불합격률이 가장 높은 통신사는 LG유플러스로 검사 대상 무선국 113개 중 34개(30.1%)의 무선국이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SK텔레콤은 196개 무선국 중 35개 무선국(17.9%)이 준공검사에서 불합격했다. KT는 108개의 무선국 중 19개 무선국(17.6%)이 불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선국 준공검사는 기술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살피는 ‘성능검사’와 신고 때 제출한 서류대로 따랐는지를 보는 ‘대조검사’로 분류된다. 이 중 성능검사에서 불합격률이 가장 높은 통신사는 SK텔레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검사 무선국 196개 중 8.7%인 17개 무선국이 성능검사에서 불합격했다. 이어 KT가 108개 중 3개 무선국(2.8%)이 성능검사에서 불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LG유플러스는 113개 중 성능검사 불합격 무선국은 1개(0.9%)에 그쳤다.

 무선국 개설신고 때 제출한 서류와 실제 준공 상태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대조검사에서는 LG유플러스가 가장 높은 불합격률을 보였다. 전체 검사 대상 무선국 113개 중 29.2%인 33개 무선국이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108개 무선국 중 16개(14.8%)가 대조검사에서 불합격했고, SK텔레콤은 196개 무선국 중 18개(9.2%) 무선국이 대조검사에서 불합격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4월 8일 세계 첫 5G 상용화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코리안 5G 테크-콘서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5G+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4월 8일 세계 첫 5G 상용화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코리안 5G 테크-콘서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차원의 ‘5G+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5G 무선국 준공검사의 불합격 사유로는 ▶개설신고 서류와 현장 불일치(대조검사 불합격 67국), ▶대역 외 불필요한 전파 발사(16국), ▶인접채널 누설 전력 초과(3국), ▶통화불능(2국) 등이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불합격된 무선국에 대해 6개월 이내에 재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변재일 의원은 “통신사들이 5G 가입자 확대를 위해 불법 보조금 지급 등 출혈경쟁에 매몰되기 보다는 양질의 5G 서비스를 위해 커버리지 확대뿐만 아니라 품질 향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10년 동안 장비와 기술의 완성도를 축적한 LTE와 비교하면 5G가 초기 단계라 고도화 측면에서 미숙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친환경 요소 등 건설적인 측면이나 불필요한 전파 발사 등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까지 불합격 요인이 된 것은 이통사 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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