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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 사퇴하라"…서울대·연세대·고려대 동시에 촛불 들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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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와 조 장관 딸의 입학 취소를 촉구하는 네 번째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와 조 장관 딸의 입학 취소를 촉구하는 네 번째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학생들의 명령이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19일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을 들었다. 각 학교가 날짜를 정해 진행되던 앞선 집회와 달리 이번에는 세 학교가 날짜를 맞춰 동시에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8시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제4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한 손에는 LED촛불을 들고, '입시농단'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500여명의 참가자가 모이면서 주최 측이 준비한 500개의 LED 촛불은 1시간 만에 동났다.

집회 시작을 선언한 김근태 집회추진위원장(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과정)은 "조국 사태를 겪으며 대한민국이 불의에 너무 관대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 많은 부정부패를 보다 보니 무뎌진 게 아닐까 싶다. 불의에 대한 민감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발언에 나선 김석현(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졸업)씨는 "지금까지 제기된 수많은 문제만으로도 장관직에 있던 사람도 내려오기 충분했지만, 오히려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은 외과수술과 같아서 깨끗한 손으로 해야 한다"면서 "손으로 뭘 만지고 온지도 모르는 사람을 믿고 수술대에 누울 수 없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법무장관 자격없다' '이것이 정의인가 대답하라 문재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구호와 자유발언을 외친 참가자들은 오후 9시30분쯤 법과대학에 있는 '정의의 종'까지 행진해 타종행사를 한 뒤 집회를 마무리했다.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에서 집회가 이뤄지던 비슷한 시간대에 고려대와 연세대 학생들도 집회에 나섰다.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는 약 200명의 학생과 졸업생, 교수 등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연세대에서는 처음 시작된 조국 사태 관련 촛불집회다.

집회의 사회를 맡은 이재성(연세대 경제학과 08학번 졸업생)씨는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이라는 가치 훼손 ▶조 장관의 과거 발언과의 모순 ▶사모펀드·자녀 입시 의혹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높은 도덕성이 필요 등의 이유를 들어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주최 측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자유발언에 나선 강지훈(연세대 경영학과 재학)씨는 "열매 보면 뿌리 알수 있고 씨앗 보면 결과 알 수 있는데 조국의 행태를 보면 우리의 미래가 보인다"면서 "그가 주장하는 개혁은 부정한 토대 위에서 이룰 수 없다. 정의를 위하는 대학생들이 자유 갈망하는 사람들이 기회 줄 때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조 장관의 딸이 입학 과정에서 제1저자인 의학논문을 제출한 사실이 드러나 입시 부정 의혹이 커지고 있는 고려대에서도 4번째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7시 고려대 중앙광장에 모인 200여명의 학생들은 조 장관 딸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며 입시 비리 의혹 해소와 입학 취소 등의 대책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조 장관 딸의 입학을 취소하라" "학교가 움직이지 않으면 타 대학과 연대해 항의하겠다" 등의 목소리를 내며 대학 본부의 대응을 요구했다. 논문 제출 정황이 드러난 뒤에도 현재까지 고려대 측은 '입장변화는 없다'는 자세를 지키고 있다.

한편 3개 대학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며 합동 집회를 예고했다. 현재까지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합동 집회는 참가 대상을 전국 대학으로 넓혀 각 대학 캠퍼스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치르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있다.

남궁민·박사라·권유진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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