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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에서 번식한 괭이갈매기 중국까지 날아간다

중앙일보

입력

백령도 괭이갈매기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백령도 괭이갈매기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서해 백령도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가 북한 해안까지 오가며 먹이를 얻다가 일부는 중국 다롄시까지 날아가기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6~8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의 이동을 연구한 결과, 이들 괭이갈매기가 북한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중국까지 이동하는 것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 철새연구센터는 백령도 등 서해5도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의 행동권과 이동 경로 연구를 위해 백령도 괭이갈매기 집단번식지에서 어미 새 6마리에 위치추적 발신기를 부착했다.

괭이갈매기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뒤 방사하는 모습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괭이갈매기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뒤 방사하는 모습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발신기가 부착된 괭이갈매기들은 백령도 동쪽에 위치한 북한 황해남도 대동만을 따라 태탄의 간척지까지 오갔다.
또, 백령도 북동쪽 황해남도 장연군 남대천을 따라 내륙으로 약 25㎞까지 이동했다가 백령도로 돌아오는 것도 확인됐다.

백령도 괭이갈매기의 번식기 행동권 [자료 국립생물자원관]

백령도 괭이갈매기의 번식기 행동권 [자료 국립생물자원관]

이 중 두 마리는 번식이 끝난 후 백령도를 떠나 북한 해안을 따라 북상한 후 압록강을 건너 중국 해안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마리는 7월 13일부터 북한 연안을 따라 북상한 후, 7월 17일 이후 현재까지 백령도 북쪽 약 210㎞ 지역인 중국 랴오닝 성동강시 해안에 머물고 있다.

다른 한 마리는 6월 25일부터 지난달 4일까지 평안북도 철산군 해안에서 머물다가 지난달 5일부터 다시 이동을 시작, 중국 다롄시 해안까지 이동했다.

괭이갈매기의 국외 이동 경로 [자료 국립생물자원관]

괭이갈매기의 국외 이동 경로 [자료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 박진영 연구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백령도 괭이갈매기 번식 집단이 먹이터로 북한 해안지역을 활발히 이용하며, 번식이 끝난 후 북한 해안을 거쳐 북상하여 중국 해안까지 이동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괭이갈매기의 이 같은 이동은 일반적으로 조류가 겨울에 월동을 위해 번식지보다 남쪽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과 반대되는 것으로 향후 괭이갈매기의 월동지역이 어디일지 주목된다.

박 연구관은 "이번 조사에서 백령도 괭이갈매기가 북한지역까지 먹이를 구하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중국까지 멀리 간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추가 모니터링을 통해 중국까지 날아간 이유 등을 연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괭이갈매기는 국내 무인도서 등에서 집단번식하는 흔한 텃새이고, 일본과 중국 남부, 러시아 극동지역에 분포한다.
겨울에는 주로 해안가에서 월동하지만, 내륙 습지에서도 관찰된다. 몸길이는 약 47㎝, 날개를 편 길이는 약 124㎝이며, 체중은 540g 정도다.

괭이갈매기의 번식 [사진 국립공원공단]

괭이갈매기의 번식 [사진 국립공원공단]

한편,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국가 철새연구센터는 우리나라 철새의 이동 경로 규명을 위해 가락지와 함께 첨단 위치추적발신기를 이용한 연구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백령도는 물론 연평도와 소연평도의 괭이갈매기에 관한 장기적인 생태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 철새연구센터는 서해5도에 서식하는 조류의 생태와 이동에 대한 연구를 위해 지난 4월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에서 문을 열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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