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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겨진 ‘데스노트’ 만회하나…좌클릭 속도 내는 정의당

중앙일보

입력

심상정 정의당 대표, 김호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등 참석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개혁입법정책협약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심상정 정의당 대표, 김호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등 참석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개혁입법정책협약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뉴스1]

정의당이 진보 정당으로서 선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정의당은 17일 국회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정책 협약식을 열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혁 입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선거법 개편, 권력기관 개혁, 남북교류 활성화, 노동 기본권 확대, 부양의무제 기준 폐지 등 앞으로 협력할 9개 개혁 입법 과제를 선정했다.

전날 정의당은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노조와 정책 협약식을 갖고 필수유지업무제도의 전면적 개정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2008년 도입된 필수유지업무 제도는 항공ㆍ수도ㆍ통신ㆍ병원 등의 사업장에서 파업할 경우 일정 비율 노동자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심상정 당 대표는 “(필수유지업무제도는) 사용자를 위한 특권이며, 그동안 필요 이상으로 단체행동권을 과도하게 제약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에 힘을 쏟아온 정의당이 다시 진보적 정책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자 정치권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정의당 입장에서 내년 총선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선거법 개정이다. 이를 위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때도 더불어민주당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그게 일단락된 상황에서 두 번째 과제는 민주당과 차별성 있는 진보 아젠다(의제)를 추진하면서 진보 정당이 왜 필요한지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조국 국면’ 등을 거치며 당의 존재감이 줄어든 위기감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진단도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의당 지지율은 8%였다.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사망 직후인 지난해 8월 7~9일 조사(1001명 대상)에서 지지율 16%에 비해 1년 만에 반토막 난 셈이다. 박 교수는 “정의당이 유권자에게 ‘민주당 2중대’로 보이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돼도 정당 득표를 많이 못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조 장관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도 개혁성을 강조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이 조 장관 임명 과정에서 고심이 컸다”며 “조 장관이 개혁의 동력이 될 때는 적극적으로 응원하겠지만, 또 개혁의 장애가 되신다면 가차 없이 비판하겠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지난 7일 조 장관 임명에 대해 사실상 적격 판단을 내려 진보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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