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폴인인사이트] 앨빈 토플러 "SF는 미래사회학, 모든 아이들 가르쳐야" 강조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폴인인사이트’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과학이 SF(Science Fiction) 속 상상을 좇는 걸까, SF가 과학을 담는 걸까.

지난해 1월 인간의 얼굴을 모방한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가 한복을 입고 한국을 방문했다. 블루오리진의 창립자인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와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민간인의 우주여행을 준비한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편집한 아기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해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반덴버그 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는 스페이스X 팰컨 9 로켓. 우주 여행은 더이상 상상 속의 일이 아니다. [중앙포토]

지난해 12월 미국 반덴버그 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는 스페이스X 팰컨 9 로켓. 우주 여행은 더이상 상상 속의 일이 아니다. [중앙포토]

사람을 닮은 로봇, 우주여행, 유전자 조작 인간. SF적 상상 속에만 있던 과학 기술은 더는 허황한 공상이 아니다. 비록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인류가 그 상상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SF에 담긴 상상 속에 이미 미래의 방향에 대한 답이 있는 게 아닐까.

"지금은 시공간적으로 넓은 시야를 익혀야 미래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SF를 읽어야 하는 이유죠."

약 30년 동안 SF의 대중화를 위해 힘써온 서울 SF 아카이브 박상준 대표는 지난 16일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fol:i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변화가 너무 빨라 과거의 규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에는 미래를 빠르게 공부해야 하는데, SF가 그 미래 사회를 보여주는 시나리오”라는 것.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는 "SF를 통해 미래를 읽는 눈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 폴인]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는 "SF를 통해 미래를 읽는 눈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 폴인]

"SF는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실현될 수도 있는 가상의 유토피아 혹은 디스토피아를 구체적으로 보여줘요. 단순히 인공지능 로봇이 어떤 일자리를 없앨까 추측하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한 시대에는 어떤 사회적 제도나 서비스가 필요하고, 어떤 사회적 문제가 불거질지를 한 장면 한 장면 그려내죠. 시공간적 시야를 확장하는 아주 쉽고 빠른 창이에요."

인공지능과 인간형 로봇, 민간 우주여행 등이 실제로 실현되는 시대에 이러한 과학 기술의 발달이 일으킬 구체적인 사회상을 예측해볼 수 있는 창이 바로 SF라는 것이다. 실제로 유럽 의회는 2017년 인공지능 로봇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에 따르면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도 이미 약 30년 전부터 SF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래사회학’이라는 이유에서다. 1989년에 출간된 그의 책 <미래 쇼크>에서 그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SF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박 대표만의 문제의식은 아니다. 그는 한국과학창의재단, 사단법인 미래학회 등 다양한 정부 기관, 연구소, 기업, 학교 등에서 SF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내용의 강연 요청이 지난 5년 사이 부쩍 늘었다고 전한다.

"시공간의 시야를 확장함과 동시에 꼭 필요한 건 과학적 사고방식이에요. 합리적으로 쓰인 SF에는 과학적 사고방식이 담겨 있어요. 또 SF로 멀게만 느껴지던 과학과 더 가까워진다면 과학적 사고방식을 기르는 초석을 쌓을 수 있어요."

박 대표는 위와 같은 이유로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fol:in)과 함께 <과학자의 상상으로 트렌드 읽기>라는 제목으로 SF와 과학을 접목한 공부 모임을 기획했다. 모임은 박 대표가 SF 속 미래 기술과 사회상을 먼저 설명하고, 이것이 현재는 얼마나 실현됐는지 실제 과학자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가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fol:in)과 함께 만든 공부모임 <과학자의 상상으로 트렌드 읽기>의 대표 이미지. [사진 폴인]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가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fol:in)과 함께 만든 공부모임 <과학자의 상상으로 트렌드 읽기>의 대표 이미지. [사진 폴인]

그는 “빅데이터의 상당수가 쓰레기 정보”라며 “이중 어떤 것이 객관적 정보인지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갖는 게 과학적 사고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사회적으로 불거지고 있는 ‘가짜뉴스’ 문제도 과학적 사고방식이 부족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과학 기술이 어떤 문제를 이미 일으키고 난 뒤에 대비하려면 늦어요. 지금의 과학기술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미리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상상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박 대표가 기획한 공부 모임<과학자의 상상으로 트렌드 읽기>는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fol:in)의 웹페이지에서 등록할 수 있다.

노희선 폴인 에디터 noh.hees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