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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불안 확산…국제회의 논쟁된 일본 방사능 오염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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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후쿠시마 원전 주위에 설치된 방사성 오염수 저장탱크. 현재도 매일 150t에 달하는 오염수가 생겨나고 있다. [사진 NHK 웹사이트 캡처]

후쿠시마 원전 주위에 설치된 방사성 오염수 저장탱크. 현재도 매일 150t에 달하는 오염수가 생겨나고 있다. [사진 NHK 웹사이트 캡처]

“해양 방류로 결정될 경우, 전 지구적 해양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국제 이슈다. IAEA와 회원국들의 공동 역할이 필요하다.”(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누적량 117만t…매일 150t씩 발생 #제염처리 해도 트리튬 등 그대로 #바다에 버리면 어족자원에 영향 #“IAEA 회원국들 공동 역할 해야”

“한국 대표의 발언은 해양 방류를 전제로하고 있으며, 받아 들일 수 없다. 하라다씨(일본 환경상)의 발언은 개인적인 것이며. 처리 방법은 경제산업성 분과위원회에서 협의 중이다.”(다케모토 나오카즈 일본 과학기술상)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문제가 국제사회 논쟁의 장에 올랐다. 16일 오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는 오염수를 두고 한·일 각료 간 설전이 벌어졌다. 시작은 일본이었다. 다케모토 나오카즈(竹本直一) 과학기술상은 이날 문 차관에 앞선 기조연설에서 “일본의 조처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거가 없는 비판들이 있다”며 “몇몇 국가가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규제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이 후쿠시마 사태를 딛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문 차관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처리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중대한 국제 이슈이므로 IAEA와 회원국들의 공동 역할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류된 방사성 물질 이동 경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류된 방사성 물질 이동 경로.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어떤 물질일까. 우선 일본 정부는 오염수 대신 ‘처리수’라는 표현을 쓴다. 제염처리를 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염수에는 세슘과 스트론튬·트리튬(삼중수소)와 같은 방사성 원소·물질들이 녹아있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까지 생성된 117만t의 오염수 중 처리된 것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것도 많다. 더구나 삼중수소의 경우 전혀 제거되지 않은 상태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현재도 매일 150t에 달하는 오염수가 생겨나고 있다. 도쿄전력측이 원자로 주변 지하에 콘크리트 방호막을 설치하고 있지만, 여전히 새는 곳이 많아 지하수가 스며들면서 오염수로 변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비롯한 후쿠시마 원전 처리 목표를 당초 40년으로 잡았지만, 현재상태로 보면 50년 이상 걸릴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은 오염수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까. 일본 정부의 오염수 처리대책위원회는 ①지하 2500m 지층 주입 ②해양 방출 ③수증기로 배출 ④전기 분해 후 수소 배출 ⑤오염수를 시멘트와 혼합해 지하에 매설 등 5가지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바다로 배출하는 것은 ‘하라다 환경상의 개인적 발언’이라고 하지만, 사실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측면에서 일본 정부가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다.

117만t에 달하는 오염수를 모두 바다로 배출하면 어떻게 될까.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우선 일본 동해안 연안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인근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베링해협→캐나다→미국→적도→필리핀→일본 방향으로 퍼져가게 된다. 이때 일부 지류가 대한해협을 통해 동해로 들어온다.

국립해양조사원의 김호균 박사는 “오염수가 북태평양을 한바퀴 돈 뒤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많이 희석되긴 하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어족자원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오염수의 해양배출은 당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은 “우리 식탁에는 원양어선 뿐 아니라 다양한 바다의 어류들이 올라오는데, 일본 수산물만 안먹는다고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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