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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조국 일가 수사 중 피의사실 공표 제한? 동네 축구도 안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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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 [사진 유튜브 캡처]

원희룡 제주지사. [사진 유튜브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그간 조 장관 임명을 비판해왔던 원희룡 제주지사가 또 한 번 쓴소리를 냈다.

원 지사는 17일 유튜브 채널 ‘원더풀 TV’를 통해 “14억 가까운 돈을 5촌 조카인 조범동한테 투자를 했고 여기에 대해서 (조국 장관이) 과연 펀드 운용 내역을 몰랐느냐. 상식적으로 안 맞다”며 “비상식적이고 그럴 수 있다고 봤을 때, 부인이 청와대 민정수석인 남편을 속여가면서 크게 한번 돈을 불리려다 조카한테 피해를 당해서 이런 사태까지 왔다면 조국은 법무부 장관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국 장관의 직전 보직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며 “자기 가족, 자기 아내가 14억이라는 재산을 펀드에다가 집어넣으면서 5촌 조카, 집 안에 장조카가 자기 이름을 팔고 다니는데 이걸 몰랐다고 하면 민정수석 자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자기 가족과 친척 관리도 못 하는 사람이 대통령, 고위공직자들과 온갖 공직 인사 후보들의 주변 검증을 해야하는 그 자격이 있느냐”며 “그 민정수석이 검증한 이 정권과 임명한 사람들이 과연 검증된 그런 인맥이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설사 본인이 거짓말이고 피해자였다는 코스프레가 설사 먹힌다 하더라도 이거는 문재인 정권의 민정수석이 엉터리였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조 장관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며 삭발한 것에 대해선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며 “예를 들어 대통령이 일본이랑 미국하고 이야기하다가 뜻대로 안 된다고 삭발하면 되느냐. 제주지사가 기획재정부랑 예산 협상하다가 맘대로 안 된다고 삭발하면 되겠느냐. 그런 점에서 정말 아쉽고 착잡하다”고 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황 대표에게) 무슨 머리 깎은 김에 어떻게 어디로 가라는 둥 종교를 빗대서 이렇게 비아냥대고 희화화시키는 것은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오죽하면 제1야당 대표가 이런 상황으로 갔을까에 대한 착잡함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무부의 피의사실 공표 제한 추진과 관련해 “동네 축구를 할 때도 심판은 그 팀의 연고자가 있는 사람이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조국 장관 일가가 지금 수사대상에 올라있다. 본인은 회피해야 하는 거고 제도로는 제척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 내 피의사실 공표를 없앤다, 검찰의 비대한 수사권을 줄이겠다, 검찰 내에 갑질 문화 없애겠다, 이런 건 해야 한다. 하지말라는 게 아니다”며 “하지만 그거를 빌미삼아 조 장관이 지금 가족 수사를 막기 위해서 적용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아무리 옳은 검찰개혁도 조국 빠져라”라며 “당사자 및 이해관계자의 회피, 기피, 제척에 관한 상식 중에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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