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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공포 강타···돼지고기 도매가 하루만에 33% 뛰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이날 대전의 한 양돈농가가 출입을 통제한 채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 이날 대전의 한 양돈농가가 출입을 통제한 채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돼지열병 발생 하루만에 돼지고기 경매가격이 33% 올랐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17일 오후 3시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062원으로 전날 4558원보다 32.9% 뛰었다.

특히 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에서 가까운 수도권 도매시장의 경매가 상승 폭이 컸다.

수도권에 있는 도드람 공판장에서 돼지고기 경매가는 전날보다 ㎏당 59.8% 폭등한 6658원이었다. 농협 부천에서는 돼지고기 1kg가전날보다 48.8% 오른 5995원에 거래됐다.

도드람과 농협 부천 등 축산물 공판장에서 경매를 통해 판매된 돼지고기는 중간 도매상을 거쳐 1∼2일 뒤에 일선 대형마트나 정육점, 식당 등 소매업체로 유통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와 같은 대규모 업체는 1∼2주 정도의 재고 물량이 있기 때문에 도매가 상승분이 소비자가 반영되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지만 재고가 없는 소규모 식당 같은 경우는 곧바로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풍토병이었던 돼지열병이 2016년 유럽을 거쳐 아시아까지 확산하면서 세계 돼지고기 가격은 수차례 요동쳤다.

지난해 8월 이 병이 발생한 중국의 경우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급등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돼지고기양을 제한하기도 했다.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이 병이 얼마나 확산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돼지열병이 전국으로 확산할 경우 살처분하는 돼지 수가 늘어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을 일으켜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경기도 파주시 소재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 방역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경기도 파주시 소재 양돈농장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 방역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우선 당국은 이번에 발생한 돼지열병이 돼지고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에서 발생한 돼지열병이나 지난 2010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한 것에 비해 이번에는 특정 지역 1곳에서만 발생했기 때문이다.

9년 전 구제역 당시 348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고 당시 돼지고기 가격은 40% 이상 올랐다.

이에 비해 현재 진행 중인 살처분은수천 마리로, 당국은 돼지고기 수급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중으로 발생농장 및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950두에 대해 살처분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돼지고기 가격 상승 여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어떻게 막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돼지가격 급등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방역과 불법 축산물 반입 금지 등 후속 조치가 신속하고 제대로 이뤄져야 가격 급등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당부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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