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마련해놓은 QLED 8K TV로 띄운 신문 촬영본(왼쪽)과 LG의 올레드 8K TV에 송출된 신문 촬영본. 김영민 기자
LG전자가 TV 기술 설명회를 마치고 불과 3시간 뒤인 17일 오후 2시, 삼성전자 역시 서울 우면동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같은 성격의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는 당일 오전 8시 30분쯤 출입 기자단에 공지됐을 만큼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8K는 가로 화소 수 7680개, 세로 화소 수 4320개로 현존하는 최고 화소 수다.
삼성전자 개발진은 취재진 약 150명 앞에서 삼성 ‘QLED 8K TV’와 LG ‘올레드 8K TV’를 나란히 세웠다. 미국 일간지를 촬영한 고해상도 이미지 파일을 TV 두 대에 동시 출력한 뒤, 취재진에게 비교하도록 했다.
LG 설명회 3시간 뒤, TV 두대 놓고 화질 비교
같은 날 오전 LG전자가 삼성 QLED TV와 LG 올레드 TV를 전시한 뒤, 블랙 화면에 텍스트를 띄우는 형식으로 TV 간 화질선명도(CM)를 비교한 데 따른 ‘맞대응’ 성격의 이벤트였다. 이날 오전 LG는 “삼성 8K TV는 물리적 기준(화소 수)만 맞췄을 뿐 화질 선명도를 나타내는 CM(Contrast Modulation) 값은 12%에 불과해 8K 기준(50% 이상)에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삼성 개발진은 “1927년 만들어진 CM은 흑백 TV의 해상도 평가 때나 사용한 기준으로 8K 같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평가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TV 성능 평가 시 CM값을 따로 측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17일 오후 8K 화질 설명회에 마련한 CM값에 대한 설명. 김영민 기자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상무는 “8K 화질은 CM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밝기와 컬러 볼륨 등 다른 광학적 요소와 화질처리 기술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최적으로 조합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체 제작 8K 영상 놓고 LG TV에 틀었더니 안 나와
그다음 삼성은 자체 제작한 8K 데모 동영상을 USB를 꽂는 방식으로 LG 올레드 TV와 삼성 QLED TV에 송출했다. LG 제품에선 해당 동영상이 나오지 않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LG TV는 8K 콘텐트가 담긴 USB를 꽂아도 인식을 못 했다고 한다.
삼성전자가 자체 제작한 8K 데모 동영상을 QLED 8K TV(가운데)로 상영하고 있다. 왼쪽에 있는 LG 올레드 8K TV에선 나오지 않는다. 김영민 기자
삼성은 QLED에 대해서도 옹호에 나섰다. 클리앙을 비롯한 IT 커뮤니티 상당수에선 삼성이 자발광소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QLED라는 명칭으로 소비자를 오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조성혁 삼성전자 VD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올해 QLED를 500만대 이상 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데, QLED든 OLED든 결국에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라며 “저희 QLED는 LCD에 불과하다는데, QLED는 퀀텀닷 입자에다 메탈 소재를 입혀 컬러 표현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8K 송출 가능한 방송사는 현재 일본 NHK뿐
이날 삼성의 설명회는 절반 이상 8K에 집중됐다. 다만 8K는 내년 일본 도쿄 여름올림픽이 돼서야 처음으로 실질적인 콘텐트를 시청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방송사 가운데 일본 NHK만이 8K 송출 장비·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까닭이다. 국내에선 지상파가 현재 일부 다큐멘터리에서 4K 콘텐트를 공급하고 있다.
TV 가격 역시 일반 소비자가 사기엔 비싸다. LG의 88인치 8K 올레드TV는 4900만원, 비슷한 크기인 삼성의 85인치 8K QLED TV는 2390만원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