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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뭘 볼까? 충무로 덕후들이 '강추'한 영화·시리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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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교통체증 귀향길, 나홀로 방콕하며 보기 좋은 영화‧시리즈를 영화계의 소문난 ‘덕후’들에게 추천받았다.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부터 ‘킹덤’의 김성훈 감독, ‘극한직업’ 배세영 작가, 히어로물‧작가주의 영화를 섭렵한 황석희 자막 번역가, 그리고 ‘우리들’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의 마음을 빼앗은 리스트를 공개한다.

'부산행' 연상호, '킹덤' 김성훈 감독 등… #덕후 5인방이 정주행 권한 추석 추천작

이 여성들, 엄청나다 ‘빅 리틀 라이즈’

'우리들' 윤가은 감독이 추천한 HBO 드라마 '빅 리틀 라이즈'. 할리우드 연기'퀸'이 뭉친 출연진이 화려하다. [사진 왓챠플레이]

'우리들' 윤가은 감독이 추천한 HBO 드라마 '빅 리틀 라이즈'. 할리우드 연기'퀸'이 뭉친 출연진이 화려하다. [사진 왓챠플레이]

“각기 다른 모양의 가정을 이룬 여성들이 가족 안에서 어떤 고민과 문제를 갖고 살아가는지, 그걸 다른 여성들과 어떻게 돕고 연대하는지가 흥미진진한 사건 속에 펼쳐진다.”

윤가은 감독

데뷔작 ‘우리들’에 이어 지난달 개봉한 ‘우리집’으로 가족문제에 봉착한 아이들의 속마음을 섬세하게 그린 윤가은 감독을 사로잡은 “가족 드라마”는? 미국 HBO 시리즈 ‘빅 리틀 라이즈’다. 왓챠플레이에서 볼 수 있다.
니콜 키드먼, 리즈 위더스푼, 쉐일린 우들리, 로라 던, 메릴 스트립…. 캐스팅만으로 입이 딱 벌어진다. 이들은 미국 외딴 해안마을 몬터레이의 주부들. 워킹맘과 전업주부, 내연녀와 본부인, 재혼부인과 전처까지 적일 수밖에 없는 여자들이 모조리 친구가 된다. 학부모 파티에서 벌어진 어느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를 깊이 있는 휴먼 드라마로 다뤄낸 만듦새가 빼어나다. 에미상‧골든글로브 TV 드라마 부문 수상을 휩쓸었다. ‘범인 찾기’ 구조의 시즌1도 긴장 넘치지만 본론은 시즌2다. 어떤 비극 이후 사람들이 저마다 삶을 감당하는 방식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메릴 스트립의 ‘시어머니’ 연기가 오금 저리는 현실 공포를 선사한다.

뜻하지 않은 살인의 나비효과 ‘파고’

연상호 감독 추천작은 미드 '파고'. 사진은 시즌3 장면으로, 놀랍게도 왼쪽이 이완 맥그리거다. 1인2역 쌍둥이를 연기했다. [사진 미국 FX]

연상호 감독 추천작은 미드 '파고'. 사진은 시즌3 장면으로, 놀랍게도 왼쪽이 이완 맥그리거다. 1인2역 쌍둥이를 연기했다. [사진 미국 FX]

“세 개의 시즌 중 시즌1을 되게 재밌게 봤다. 여느 드라마 같은 강약조절 없이 매회가 전력투구다. 눈을 돌릴 수가 없다.”

연상호 감독

코를 다쳐 병원에 갔다가 만난 남자가 나를 위해 누군가를 죽여주겠다고 나서고, 집에 돌아와선 부부싸움 중 실수로 아내를 죽이게 된다면. 2014년 첫 방영한 미국 FX 드라마 ‘파고’는 간단히 요약하기 힘든 크고 작은 사건들이 평범한 일상을 뒤엎어버리는 이야기다.
시즌1은 코엔 형제 감독의 1996년 동명 영화를 파격적으로 변주했다. 인생이 180도 바뀌는 고개 숙인 가장 레스터 역 마틴 프리먼(‘호빗’ ‘셜록’), 위험천만한 이방인 론 역의 빌리 밥 손튼(‘몬스터 볼’ ‘앙투라지’) 등 명배우들의 심리묘사만으로 심장이 쫄깃하다. 시즌2는 커스틴 던스트와 패트릭 윌슨, 시즌3는 이완 맥그리거의 1인 2역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평소와 다른 연기 열전이 관전 포인트다. 한국에선 네이버 ‘시리즈’ 플랫폼에서 시즌3까지 다운받아 볼 수 있다.

로다주의 코믹 로드무비 ‘듀데이트’

'극한직업'을 각색한 배세영 작가의 추천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왼쪽) 코믹 로드무비 '듀 데이트'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극한직업'을 각색한 배세영 작가의 추천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왼쪽) 코믹 로드무비 '듀 데이트'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어쩔 수 없이 동행하게 되는 두 남자의 티격태격 로드무비다. 원수처럼 시작된 두 사람의 심리 변화 과정에 실컷 웃다보면 어느새 짠한 ‘인생’이 느껴진다.”

배세영 작가

코미디 흥행작 ‘완벽한 타인’ ‘극한직업’의 ‘말맛’을 책임졌던 배세영 시나리오 작가는 추석 연휴에 웃음을 더할 영화를 추천했다. 얼마 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DC 히어로물 ‘조커’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토드 필립스 감독의 2010년 코미디다. 말이 필요 없는 ‘로다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B급 코미디 ‘행오버’ 시리즈의 능글맞은 주역 자흐 갈리피아나키스가 주연했다.
출산이 임박했단 아내 전화에 출장에서 돌아가던 피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우연히 만난 ‘민폐남’ 에단(잭 가리피아나키스) 탓에 비행기에서 쫓겨나 자동차로 목숨을 건 귀갓길에 오른다. 여기에 자기가 사람인 줄 아는 개 한 마리가 끼어든다. 자칭 로드무비 매니어인 배 작가는 한정된 자동차 안에서 벌어지는 묘한 ‘기류’에 주목하라 귀띔했다.
또 한 편의 추천작은 로베르토 베니니의 가슴 뭉클한 가족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다. “웃음 안에 삶의 아픔이 있는, 아름다운 영화죠.” 그의 말이다. IPTV, 넷플릭스 등에서 볼 수 있다.

인도판 신체탈취악령 괴담 ‘구울’

'킹덤' 김성훈 감독이 추천한 인도 호러 드라마 '구울'. [사진 넷플릭스]

'킹덤' 김성훈 감독이 추천한 인도 호러 드라마 '구울'.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에서 제3세계 작품을 보면 정말 ‘고퀄’이라 깜짝깜짝 놀란다. ‘구울’도 단숨에 봤다.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발리우드 뮤지컬 영화와 다른 인도판 본격 괴담이다.”

김성훈 감독

700만 흥행작 ‘터널’에 이어 넷플릭스 좀비 사극 ‘킹덤’으로 전 세계에 K호러 열풍을 일으킨 김성훈 감독이 ‘하우스 오브 카드’ ‘워킹데드’ 등 잘 알려진 명작 시리즈물에 더해 추천한 인도판 호러 드라마다.
군부독재에 탄압받는 가까운 미래의 인도, 애국심 강한 중위 니다(라디카 압테)는 반정부 성향의 교수인 아버지를 군부에 고발한 뒤 외딴 비밀 강제수용소의 심문관으로 부임한다. 그러나 기이한 악질 테러리스트로 인해 군인들과 수감자들이 이상해져간다.
도입부 다소 사족이 길지만, 인간 사이를 이간질하는 악령 구울의 존재를 화끈하게 드러낸 후반 공포신이 볼거리다. 인도의 젊은 연기파 배우 라디카 압테의 여전사 활약도 신선하다.
넷플릭스가 ‘겟 아웃’ 등을 만든 할리우드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등과 제작했다. 각 40분 남짓 에피소드 3편이 끝이어서 한 번에 정주행도 부담 없다.

유쾌발랄 10대의 성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황석희 번역가는 영국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추천했다. 왼쪽부터 주인공 오티스(에이사 버터필드)와 사업 파트너 메이브(엠마 맥키), 볼수록 매력적인 오티스의 단짝 에릭(은쿠티 가트와). [사진 넷플릭스]

황석희 번역가는 영국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추천했다. 왼쪽부터 주인공 오티스(에이사 버터필드)와 사업 파트너 메이브(엠마 맥키), 볼수록 매력적인 오티스의 단짝 에릭(은쿠티 가트와). [사진 넷플릭스]

“발칙하나 부담스럽지 않은 웃음 유발작!”  

황석희 번역가

할리우드 히어로 액션부터 작가주의 예술영화까지 섭렵한 황석희 번역가. 특히 마블 코믹스 히어로의 ‘19금’ 대사를 코믹하게 옮겨낸 ‘데드풀’로 이름났다. 추석 연휴 ‘정주행’할 시리즈로 그는 넷플릭스 영국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첫손에 꼽았다. 무엇보다 “재밌다”는 이유다.
주인공은 고등학생 오티스. 엄마가 성상담사인 그가 어깨너머로 배운 지식으로 친구들에게 성상담을 해주는 드라마다. ‘성교육(Sex Education)’이란 원제답게 막 성에 눈뜬 사춘기에 할법한 시시콜콜한 고민들을 솔직발칙하게 풀어간다. 상담소 ‘사업 파트너’인 아웃사이더 메이브와의 감정전선, 동성애자인 단짝 에릭과의 곡절 많은 우정전선도 와 닿는다.
‘휴고’ 내니 맥피2‘ 등 아역시절부터 주목받은 에이사 버터필드가 주연했다. 아들 못지않게 개성 강한 성상담사 엄마가 낯이 익다면 그럴 수밖에. ’엑스파일‘ 스컬리 요원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질리언 앤더슨이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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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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