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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조국 파면 국민연대” 뭉치는 보수야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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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국당은 11일 수도권을 돌며 ‘조국 파면’ 투쟁을 이어간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0일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한국당은 11일 수도권을 돌며 ‘조국 파면’ 투쟁을 이어간다. [뉴스1]

“조국 사퇴! 조국 사퇴!”

황, 손학규·정동영 찾아 협조 요청 #신촌·광화문·강남 돌며 장외집회 #유승민 “국민이 저항권 행사해야” #대안정치, 해임안엔 “실효성 없다”

10일 오후 4시 서울 반포지구대 옆 광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장외투쟁에서 200여 명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옷이 다 젖을 만큼 비가 쏟아졌지만 한국당 지도부도, 모인 사람들도 자리를 뜨지 않고 구호를 외쳤다.

먼저 마이크를 든 건 나경원 원내대표였다. 나 원내대표는 흰색 우비를 벗고 연단에 올랐다. 그는 “솔직히 조국 장관이라고 못 부르겠다. 그동안 그가 얼마나 아름다운 말만 했나. 까면 깔수록 양파같이 나오는 의혹들은 위선을 넘어 위법이고 헌정 질서 농단”이라고 외쳤다. 이어 황교안 대표가 연단에 오르자 환호가 쏟아졌다. 빗줄기는 더 거세졌지만 황 대표가 “제 이름 대신 조국 사퇴를 다섯 번 외쳐달라”고 하자 사람들은 “조국 사퇴”를 외쳤다. 황 대표는 “경제가 망한 것도 억울한데 이런 사람을 법무부 장관으로 세우는 그런 나라가 됐냐”며 “다른 부처도 아니고 법무부 장관을 시키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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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11시40분 서울 신촌 유플렉스에서 왕십리역 오거리, 고속버스터미널 역을 지나 광화문 광장까지 ‘조국 사퇴’ 시위를 이어갔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각각 “국민의 명령이다! 조국 임명 철회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시간여 1인 시위를 이어갔다.

한국당은 이와 병행해 ‘반조(反曺)’ 연대 만들기에 애썼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엔 야권이 연대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의 독선과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려면 자유민주의 가치 아래 모든 세력이 일어서야 한다.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 연대를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만나 짧은 회동을 이어갔다.

그간 ‘이혼 위기’였던 바른미래당도 ‘반조’ 깃발 아래 뭉쳤다. 5월 의원총회 이후 이날 처음 당 공식회의에 참석한 유승민 의원은 “권력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특권과 반칙을 일삼을 때 우리 국민은 (헌법상의)저항권으로 이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며 “조국 사태를 해결해 원점으로 돌리는 일에 시민들, 정당들 누구라도 협조할 수 있다. 한국당과도 협력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유 의원 등 바른미래당 의원 10명은 오전 10시40분쯤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슴에 ‘근조(謹弔) 정의’라고 적힌 리본을 달고 항의 의총을 열었다.

◆해임건의안 통과 149석 필요=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추진하는 조 장관 해임건의안은 당장 발의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현 297명) 3분의 1 이상(최소 99명) 발의,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최소 149명)이 있어야 의결된다. 한국당(110석)과 바른미래당(24석, 개별 또는 다른 당에서 활동 중인 박주현·장정숙·이상돈·박선숙 의원 제외)에선 우리공화당(2석), 보수성향 무소속 의원(3석)에 더해 조 장관 임명에 비판적이던 민주평화당(4석)과 대안정치연대(10석) 의원들을 합치면 149표 이상이 가능할 거란 기대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각각 “해임건의안은 실효성이 없다” “지금 중요한 건 민생”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김준영·성지원·이우림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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