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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사람 배려하는 한국인 많다" 비난에도 韓옹호한 日아이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인기걸그룹 AKB48 출신의 친한파 일본연예인 오오시마 마이 [인스타그램]

일본 인기걸그룹 AKB48 출신의 친한파 일본연예인 오오시마 마이 [인스타그램]

"일본인처럼 한국인도 외국인에게 친절해요. (양국 간에) 여러 일들이 있지만, (일본) 뉴스만 보고 한국인이 무섭다고 생각해선 안돼요."
일본의 아이돌스타 오오시마 마이(大島麻衣·32)가 이달 초 한국 여행을 하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그는 일본의 국민아이돌그룹 AKB48에서 2005년부터 5년간 활동한 뒤 솔로 가수로 데뷔했으며, 현재 가수 겸 모델, 배우, 방송인으로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오오시마는 지난 2일 한국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에 '#이럴 때일수록 배려'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뒤 "지금까지보다도 더 많은 상냥함을 느낄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일본사람을 걱정하고 배려해주는 한국사람들이 많아요"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이어 "한국사람들은 대부분 친절하고, 택시운전사 분도 내가 내릴 때 '즐거운 여행 되세요'라고 인사를 해주셨어요. 일본인들처럼 한국인들도 외국인을 친절하게 대해줘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여러 일이 있지만, (일본) 뉴스만 보고서 '한국사람들은 무서워' 라고 생각해선 안돼요"라고 했다.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소식만 쏟아내며 '혐한'을 부추기는 일부 일본언론의 행태를 지적한 것이다.
오오시마는 또 "저는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며 확인하는 타입의 현장주의자이기 때문에 이번에 한국에 왔어요. 와서 느껴보니, 역시 한국이 너무 좋아요"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글에 대해 동의한다는 반응이 쇄도하고, 유명연예인으로서 정치 관련 발언을 하는 것에 대해 용기있다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네토우요(극우 성향의 일본 네티즌)들의 혐한성 악플도 쏟아졌다. '안타깝다' '한국에서 그냥 살아라'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거냐' '이런 식으로 관심끌기하지 말라' 등의 비난이었다.

한국 여행 중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친한파 일본연예인 오오시마 마이 [인스타그램]

한국 여행 중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친한파 일본연예인 오오시마 마이 [인스타그램]

'혐한'과 '인신공격성' 비난에 오오시마는 지지 않고 응수했다.
"한국 이야기만 하면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네요. 제가 한국을 좋아한다고 해서 누구에게 폐를 끼치지는 않습니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뿐이에요. 아주 심플한 것이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경쓰지 마세요."
최근 서울 홍대에서 한국인 남성이 일본인 여성관광객을 폭행한 사건에 대해서도 오오시마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건 인간성의 문제이지, 국적의 문제는 아니에요. 저도 일본에서 어떤 남자가 말을 걸어와 무서웠던 적이 있어요. 한국인이어서가 아니라, 어느 나라든 위험한 사람은 있는 법이죠. 자신이 나고 자란 나라가 아니라면 그런 위험은 상존합니다. 일본 또한 위험한 곳이 있고요."
이처럼 꿋꿋이 자신의 소신을 밝힌 오오시마에 대한 일본 우익들의 '혐한' 코멘트는 끊이지 않고 있다.
'위험도 100%의 한국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한국과 단교하는 건 시간문제이니, 한국을 좋아하는 이상한 사람들은 제대로 된 다른 나라로 관심을 옮기시길 바래요' 등의 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일본 매체는 '오오시마가 한류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연예인의 지위를 이용해 한류스타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보이는 이미지와 다르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평판이 좋지 않다' 등의 악의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오오시마 씨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떳떳이 말할 수 없는 일본이라니, 정말 안타깝네요' 등의 응원 댓글도 만만치 않게 달리며, 오오시마의 트윗글에 대한 찬반 대립이 더욱 격해지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친한(親韓) 일본 연예인인 오오시마 마이는 한국어 검정 2급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때 방송을 통해 강원도의 멋과 맛을 일본에 알리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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