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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검이 지배한 '조국 전쟁'···임명돼도 "文 탄핵""文 지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7일 오후 7시 21분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연령대별 실시간 검색어 추이. [네이버 캡처]

지난달 27일 오후 7시 21분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연령대별 실시간 검색어 추이. [네이버 캡처]

‘조국 정국’에서 화젯거리 중 하나는 실시간 검색어(실검) 전쟁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은 각자 여론을 주도하기 위해 실검 대결을 펼쳤는데, 검색어만 봐도 국면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시작은 지난달 27일이었다. 검찰이 조 장관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수수색을 단행한 날이다. 오후 2시 30분쯤 조 장관 지지자들의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조국힘내세요’가 먼저 실검 순위에 등장했다. 그러자 조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이들이 올린 ‘조국사퇴하세요’가 실검에 올랐다. 두 검색어는 이날 종일 순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했다.

이튿날엔 ‘2차 실검 전쟁’이 벌어졌다. 28일 오후에는 ‘가짜뉴스아웃’이라는 문구가 실검 순위에서 급상승했다. 조 장관을 지지하는 문재인 대통령 팬클럽 ‘젠틀재인’과 주부 커뮤니티 ‘82쿡’ 등 각종 커뮤니티 회원들이 28일 오후 3시쯤부터 포털사이트에 이 문구 검색을 독려했다고 한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언론 기사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29일에도 ‘한국언론사망’, ‘정치검찰아웃’ 등 언론과 검찰에 비판적인 검색어가 순위권에 올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를 찾아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와 네이버 검색어와 관련된 항의를 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를 찾아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와 네이버 검색어와 관련된 항의를 하고 있다. [뉴스1]

30일 실검 순위에는 ‘보고싶다청문회’가 올랐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 실시계획서 채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조 장관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자 조 장관 지지자들이 청문회 개최를 실검으로 압박한 것이다. ‘법대로임명’도 실검 순위에 올랐다.

31일엔 불똥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튀었다. ‘나경원자녀의혹’이란 검색어가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당이 조 장관 딸의 논문 제1저자 의혹 등을 공격하자, 조 장관 지지자들이 나 원내대표 딸의 성신여대 현대실용음악학과 부정입학 의혹을 공격한 것이다.

조 장관의 기자간담회 개최 당일인 이달 2일과 이튿날인 3일에는 ‘한국기자질문수준’, ‘근조한국언론’ 등 언론을 공격하는 검색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조 장관에게 비판적인 질문이나 반복적인 질문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 후 직원들과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 후 직원들과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엔 한때 검색어 ‘김진태포렌식유출’이 상위권에 올랐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조 장관의 PC(개인용 컴퓨터) 자료를 제시하며 “포렌식을 통해 저 파일(딸이 작성한 논문)이 서울대 법대 소속 PC에서 지급된 프로그램으로 작성됐다는 게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포렌식 자료를 검찰에서 입수한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청문회 도중엔 ‘조국임명검찰개혁’이라는 검색어도 눈에 띄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한 9일에도 실검 전쟁은 이어졌다. 조 장관 지지자들은 ‘검찰단체사표환영’을, 반대자들은 ‘문재인 탄핵’, ‘검찰사모펀드쇼’를 검색어로 띄웠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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