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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추석 대목 맞은 전통시장, 안전관리는 소비자·상인 모두 위한 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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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허영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이사장

허영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이사장

여름 휴가철이 어느새 지나고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추석이 다가오면 고향을 찾아온 가족을 맞이하고 차례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찾는다. 이 때문에 추석은 전통시장은 가장 바쁘고 가장 중요한 기간이다.

전통시장은 오랜 전통 속에서 서민들의 애환을 남기며 그동안 고객들에게 쇼핑의 편리를 제공하고 이에 따른 경제 효과를 누려왔다.

하지만 전근대적인 시설과 환경, 영세화 그리고 1996년 유통시장 개방 후 대형 할인점과 홈쇼핑·인터넷쇼핑 등의 등장으로 경쟁력이 약화돼 한동안 상권 침체를 면치 못했다.

한편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 덕에 최근 전통시장은 시설 현대화 사업을 통해 수많은 노후시설을 개선했다.

아케이드·화장실·배달센터·주차장 등 고객 편의시설은 물론 전기·가스·소방·화재방지 등 안전 설비를 확충하는 등 주변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이와 함께 가격과 원산지 표시를 통해 소비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장보기를 위한 정책을 정착시키고 있다.

이런 전통시장의 모습은 과거 장터나 민속장 같은 이미지와 비교해보면 변화를 넘어 혁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23년간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업무를 수행하며 오랜 기간 전통시장의 변화를 지켜본 내 눈에도 이는 놀라운 변화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전통시장의 현대화가 이뤄졌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있다. 바로 안전과 관련된 부분이다. 환경개선 사업에서 시장조합과 시장상인들은 소비자에게 보여줄 외적인 시각 효과에 치중하다 보니 인식 부족으로 소방·안전시설의 보강, 개·보수가 미뤄지고 있는실정이다.

즉 전통시장 내 안전 설비는 확대됐으나 일부에서는 안전에 대한 관리와 인식이 아직도 미흡한 수준이다.

과거와 달리 전통시장도 현대화를 통해 규모와 시설이 거대화·복잡화·다양화돼 안전 위험성도 커졌다. 올해 1월 원주 중앙시장 화재, 목포 신중앙시장 인근 화재 등을 봐도 전통시장은 한순간에 큰 피해를 본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간 전통시장에서 총 236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연평균 47건으로, 525억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

화재 원인은 전기 요인이 45.3%(107건)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부주의가 27.1%(64건)로 많았다. 결국 안전관리 미흡과 인식의 부재가 화재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추석을 맞아 다양한 기관과 지방자치 단체들이 안전 점검을 통해 화재 등 안전사고 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전시는 추석을 앞두고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전통시장을 포함 다중이용시설의 안전사고 예방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천안·울진·양구·경북 등의 지역에서도 화재 예방 캠페인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제 세대가 바뀌고 시대가 달라졌다. 전통시장의 안전에 대한 관심은 소비자만을 위해서가 아닌 전통시장 상인들의 소득 보존과 전통시장의 도약을 도모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나아가 상인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소비자가 전통시장을 믿고 찾을 수 있는 탄탄한 신뢰 형성의 기반이 될 수 있으며 동시에 전통시장이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소비자와 상인 모두에게 넉넉하고 훈훈한 명절이 되길 바란다.

허영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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