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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정경심 행적 드러날 때마다 폭탄…쑥대밭 된 동양대

중앙일보

입력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모습. [연합뉴스]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모습. [연합뉴스]

9일 오전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안은 긴장감이 맴돌았다. 동양대는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 교수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대학이다. 정 교수의 딸인 조모(28)씨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받았지만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나는 총장 표창장을 준 적이 없다”고 말해 위조 의혹이 불거졌고, 그 이후로 동양대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아침 보도로 제기되는 의혹들 확인하려 취재진 몰려 #갓 개강한 동양대 분위기 어수선…모습 감춘 직원들 #정교수는 SNS 통해 적극 대응 나서…의혹 모두 부인

이날도 대학본부 안팎에는 기자수첩과 방송 카메라를 든 취재진들이 상당수 몰려들었다. 특히 이날 아침 보도에 정 교수가 검찰의 동양대 압수수색(3일) 전인 지난 1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자료를 다량 반출하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TV(CCTV) 장면이 공개되면서 이를 확인하려는 취재진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하지만 언론과 소통 창구를 맡고 있는 김태운 부총장은 연락이 두절됐고, 최 총장 역시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다른 간부 직원들도 연락을 받지 않거나 취재를 거부했다.

이와 함께 정 교수가 가족 펀드 투자사로부터 매달 고문료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정 교수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이를 부인하면서 이를 확인하기 위한 취재경쟁도 이어졌다. 정 교수는 “자문업무는 동양대에 겸직허가 신고를 하고 했다”고 해명했다. 정교수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나올 때마다 동양대엔 ‘폭탄’이 떨어지는 셈이지만, 이를 확인해줄 수 있는 대학 관계자는 모두 입을 닫고 있는 분위기여서 단순한 사실 파악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9일 오전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총장실 앞. 드나드는 사람이 없어 조용하다. 남궁민기자

9일 오전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교 대학본부 총장실 앞. 드나드는 사람이 없어 조용하다. 남궁민기자

동양대는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다. 현재 동양대를 둘러싼 의혹은 정 교수의 딸 조씨에게 수여된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 정 교수가 수행한 국비지원 연구용역에 조씨가 보조연구원으로 수당을 받고 일한 의혹, 정 교수의 아들(23)도 총장 표창장을 받았다는 의혹, 동양대 교양학부가 진행한 인문학 프로그램에 정 교수의 아들이 자격이 되지 않는데도 참여했다는 의혹 등 다양하다. 이런 의혹들을 확인하기 위해 취재진이 몰려들면서 갓 개강한 동양대는 업무가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 ‘언론의 지나친 보도 경쟁으로 인해 본교의 행정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총장이 지난 5일 담화문을 내기도 했다.

지난 5일 구성된 진상조사단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김태운 동양대 부총장은 8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9일 오후 관련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일정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내 정 교수의 교수연구실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내 정 교수의 교수연구실이 닫혀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 교수는 9일 오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자신의 SNS를 통해 해명했다. 자료 반출 의혹 제기에 대해선 “지난 1일 저는 개강준비를 하면서 지난 학기 수업자료를 정리하려다 학생개인정보가 있음을 발견하고 다시 연구실에 갖다 놓았습니다. 이 문서는 현재 수사중인 사안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가족 펀드 투자사로부터 매달 고문료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영문학자로서 회사로부터 어학 사업 관련 자문위원 위촉을 받아 영어교육관련 사업을 자문해주고 자문료로 7개월 동안(2018년 12월~2019년 6월) 월 200만원씩 받았을 뿐입니다. 제가 해당 회사에 경영에 관여했다는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해당 회사는 제가 투자한 펀드에서 투자한 회사도 아닙니다”라고 해명했다.

영주=김정석·남궁민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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