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매달 2만원 요금만 더 내고…5G와 4G 무슨 차이?

중앙일보

입력 2019.09.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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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경진 산업2팀 기자

김경진 산업2팀 기자

‘월 6만 9000원 vs 8만 9000원’.

‘5G 킬러 콘텐트’ 홍보만 요란
고화질 빼고는 별 차별화 없어
넉달간 5G 발전 기부금 낸 느낌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과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 차이다. 5G 사용자가 매달 2만원 가량을 더 내는 셈이다. 추가 요금은 얼마나 ‘돈값’을 하고 있을까.

기자는 4세대(4G·LTE) 스마트폰인 갤럭시 S9+와 세계 첫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을 4달간 동시 사용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자체의 성능 차이를 제외한 콘텐트 질의 차이는 거의 체감할 수 없었다. 월 2만원이 ‘산업 경쟁력 발전을 위한 기부금’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례를 보자. ‘5G 킬러 콘텐트’라고 이통사가 한껏 홍보했던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은 LTE 고객에게도 대부분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각사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약간의 화질 차이를 빼면 LTE와 5G간 별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실제 기자가 가입한 SK텔레콤의 OTT 서비스 ‘옥수수’의 경우 LTE와 5G 고객에게 대부분 같은 콘텐트를 제공하고 있다. 5G 전용 콘텐트라고 할 수 있는 ‘5GX관’에 기대를 걸어 보았지만, LTE 요금제 가입 고객도 이용이 가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X관 콘텐트 8000편 중 20%만 5G 고객에게 제공되고 있다”며 “나머지 콘텐트는 LTE 콘텐트 대비 화질과 용량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이통사의 OTT 서비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KT는 “‘뮤지션 라이브’의 초고화질 옵션과 프로야구 라이브의 ‘매트릭스뷰’만 5G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영화와 해외 드라마 중 인기 콘텐트와 신규 콘텐트를 5G 가입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초고화질’로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결국 3사 모두 고화질 외에는 콘텐트 차별화가 없는 실정이다.

AR·VR 등 별도의 특화 앱(애플리케이션)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의 AR·VR앱은 LTE 요금제 이용 고객도 쓸 수 있다. SK텔레콤은 ‘AR 동물원’ 등을 제공하는 ‘점프 AR’과 300편의 VR 콘텐트를 보여주는 ‘점프 VR’를 별도의 앱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두 앱 모두 갤럭시 S8 또는 동급 이상 기종이면 사용 가능하다. KT는 스마트폰만으로 즐길 수 있는 전용 AR앱과 VR앱이 아예 없다. LG유플러스는 AR·VR 앱을 5G 고객에겐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방식으로, LTE 고객에겐 다운로드(내려받기) 방식으로 제공한다.

이통사는 LTE 대비 5G의 AR이나 VR 콘텐트 화질이 4배 정도 높다고 주장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스마트폰만으로 이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차이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VR 기기를 구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추가로 지갑을 열어야 한다. 별도의 VR기기를 구매하거나(SK텔레콤·LG유플러스), VR 기기와 콘텐트 이용료(KT)를 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7월 기준 5G 가입자 1인당 월 사용 트래픽은 24GB 였다. 첫 상용화를 시작한 4월의 22.4GB보다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딱히 볼거리나 즐길 거리가 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 교수는 “5G 가입 고객은 무제한 요금제라 데이터를 많이 써야 이익이지만, 현재로선 데이터를 많이 쓰고 싶어도 쓸만한 콘텐트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고가 요금제에 걸맞는 고품질 콘텐트를 얼마나 속히 제공하느냐에 5G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산업2팀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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