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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유튜버 "예능인 해라" 유명 한의사 이경제에 직격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경제 한의사를 공개 비판한 한의사 유튜버 페인랩. [페인랩 유튜브 캡처]

이경제 한의사를 공개 비판한 한의사 유튜버 페인랩. [페인랩 유튜브 캡처]

"한의사 이경제 선배님. 까마득한 후배라서 가만히 있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의료인' 대신 '예능인' '방송인' 타이틀 달고 방송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한의사 유튜버 페인랩(PAIN LAB)은 지난달 29일 올린 '한의사 이경제 선배님 제발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의사 후배가 인지도 높은 업계 선배를 공개 비판한 이 영상은 7일 오후 9시 기준 58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페인랩은 이 영상에서 "예능과 정보 채널을 넘나들면서 활약하는 '쇼닥터' 한의사 중 넘버원이 있다"면서 이경제 한의사를 지목했다. 쇼닥터는 방송 매체에 빈번하게 출연해 치료법이나 건강 기능 식품을 추천하는 일부 의사·한의사를 지칭하는 말이다.

그는 "(이경제 한의사는) 언변이 뛰어나고 예능감도 있는 데다 방송사 입장에서 시청률에 도움이 될 만한 얘기들을 많이 해주니 방송가에서 인기가 많을 만하다"면서 "그런데 요즘 들어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적어도 의료인이라면 최소한의 정도를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인이 TV를 볼 때 '와 말도 안돼, 저게 말이 된다고?' 하면서 갸우뚱한다"며 "그러다 화술이 기가 막히다 보니 '맞는 말이니까 저렇게 현란하게 말을 하겠지' '없는 얘기를 지어서 하겠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방송에 출연한 이경제 한의사. [페인랩 유튜브 캡처]

방송에 출연한 이경제 한의사. [페인랩 유튜브 캡처]

페인랩은 이경제 한의사가 방송에서 소개한 치료법·진단법 중 과장됐다고 생각하는 사례 두 가지를 들었다. 중풍을 예방하는 물파스 사용법과 체질에 안 맞는 약재가 몸에 닿으면 팔이 내려간다는 CRA 테스트다.

이에 대해 페인랩은 "사람들이 많이 보는 TV에 나와 저런 식으로 말하면 환자들이 현혹되기 쉽다"며 "본인의 인지도는 많이 올라가겠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저희 한의사에게 돌아오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희 후배들은 진료를 열심히 하다가도 환자가 '어느 유명한 누구누구가 TV에 나와 이렇게 하라고 했다'라는 말을 들으면 말문이 턱 막힐 때가 많다"면서 "환자에게 의문을 넘어 불신감을 초래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페인랩 유튜브 캡처]

[페인랩 유튜브 캡처]

페인랩은 "쇼닥터들은 인기를 이용해 인지도를 높이고 본인의 이름이 들어간 건강 기능식품을 만들어 수익을 창출한다"며 "때문에 더욱 더 자극적인 내용들이 나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게 너무 심하다 보니 의협이나 한의협에서 협회차원에서 쇼닥터에 대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는 데도 속수무책"이라고 답답해했다.

이어 "쇼닥터들은 방송에서 본인을 무슨 전문가로 소개하지 말라"면서 "정작 전문가들은 매주 TV 속이 아니라 병원 현장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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