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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 기대했는데 헛방” 한국당 지지자들 불만 쏟아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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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2호 02면

조국 청문회 

6일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뉴스1]

6일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뉴스1]

6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장(406호) 앞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에 도착한 오전 8시쯤부터 취재진과 보좌진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오전 10시 시작한 청문회는 이날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오후 9시쯤에는 조 후보자의 자료 제출 문제로 고성이 오갔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간사는 조 후보자에게 “가족관계등록부와 부인 휴대전화 내역,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장학금을 받은 직후 질병 휴학을 할 때(2014년) 제출한 진단서는 못 낼 이유가 없다”고 다그쳤다.

금태섭 “조 후보 언행 불일치” 쓴소리 #여권 지지층 “아군인 척 하는 적군” #야 의원, 딸 진단서 자료 요청하자 #조국 “돼지가 되고…” 페북 캡처 공개

조 후보자가 한국당이 요청한 딸의 진단서 대신 딸의 페이스북 캡처 사진을 제출한 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캡처 사진에는 “급성으로 허리 접질려서 일주일 넘게 운동도 못 가고 밖에도 못 나가고 침대에 누워서 먹기만 했더니 돼지가 되고…”라는 조 후보자 딸이 쓴 글이 적혀 있었다. 조 후보자가 “아이 진단서는 (아이가 지방에 있어) 시간상 뗄 수가 없다”고 하자 반발이 더 심해졌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쓸모없는 양식의 가족관계증명서를 냈다며 “요청했던 서류와 전혀 관계없는, 한 달 전인 8월 9일 발급된 엉뚱한 서류를 왜 냈느냐”고 두 손으로 서류를 북북 찢었다. “낮에 했으면 (상황이) 뒤집어지니까 이제 와서 국회를 모욕한다”고 소리도 쳤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요구한 자료가 아닌 옛날 것, 엉뚱한 자료를 준다”고 지적하자 이번에는 여당 의원들이 편파 진행을 문제 삼으며 들고 일어났다. “여기가 초등학교 학급회의냐”(표창원) “위원장은 사회만 보라”(정성호)는 고성이 회의실을 울렸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초반에는 나흘 전보다 자세를 더욱 낮췄다. 지난 2일 기자간담회보다 목소리 크기가 줄어들었다. 지난 2일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법적 논란과 별개로 죄송하다. 주변에 엄격하지 못했다”고 했던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시작하면서는 모든 게 “제 잘못”이라고 했다. “국민의 준엄한 평가를 받겠다”는 표현도 썼다.

모두발언을 마친 조 후보자는 원고 말미에 쓰인 ‘2019년’을 ‘1919년’으로 잘못 읽었다. 적잖이 긴장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딸 문제에는 단호했다. 야당이 동양대 표창장 및 총장 회유 전화 의혹에 공세를 집중하자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제가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반복적으로 힘줘 말했다.

조 후보자는 사퇴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이 “이런 비난과 의혹을 다 받으면서도 꼭 법무부 장관을 하고 싶으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자연인으로 돌아가 식구들을 돌보고 싶지만 마지막 공직으로 해야 할 소명이 있다고 생각해 고통을 참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답했다.

논쟁이 가열되면서 여야 지지층도 청문회 진행에 각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청문위원 중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여권 지지층의 집중 비난을 받았다. 조 후보자를 향해 “금수저인데 진보로 살았다고 비판받는 게 아니라 언행이 불일치했기 때문”이라고 쓴소리를 한 직후부터다. 금 의원은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매국’ ‘정신 나간’ 등의 거친 말을 쓰면서 갈등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거친 발언이었다”고 인정하며 “비판의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성찰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금 의원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는 “아군인 척하는 적군 금태섭” “뒤통수 때리네” “성향 맞는 자한당으로 가세요” 등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야권 지지자들은 청문회가 ‘맹탕’이었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한국당 당원 게시판에는 “뭔가 한 방이 있겠지 믿었는데 결국 아무것도 없다”거나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데 준비 미흡으로 헛방을 날리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댓글이 종일 올라왔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맹탕인 야당이 맹탕 면죄부 청문회를 열어줘 맹탕인 조국을 법무부 장관 시켜준다”고 비난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고려대 학생이 유학 가고 대학원 가는데 동양대 표창장이 뭐가 중요하겠느냐”고 했다가 “지방대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폄하 의도는 없었다”며 “우리 집도 지방(충남 논산)에 있고 아이도 지방에 있는 시골 학교 다니는 고3이다. 지방 자랑하고 다닌다”고 해명했다.

심새롬·이우림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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