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DNA' 박형욱, '2등 징크스' 깨고 허정구배 우승

중앙일보

입력 2019.09.07 00:02

6일 열린 허정구배 제66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형욱.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6일 열린 허정구배 제66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형욱.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박형욱(20·한국체대2)이 제66회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국가대표 DNA를 물려받은 그는 '2등 징크스'를 깨고 개인 첫 우승을 맛봤다.

13언더파, 배용준 3타 차 눌러
아버지가 펜싱 국가대표 출신
"롤모델 매킬로이와 샷 대결 꿈꿔요"

박형욱은 6일 경기도 성남의 남서울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기록해 6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로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배용준(19·한국체대1·10언더파)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 2017년 호심배, 지난해 호심배와 매경솔라고배에서 세 차례 준우승한 게 개인 최고 성적이었던 박형욱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장학금과 핑골프 드라이버(G410)를 받았다. 올해 국내에서 열린 6개 아마추어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준우승자 배용준은 다음달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릴 더CJ컵 출전 자격을 얻었다.

6일 열린 허정구배 제66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형욱이 허광수(오른쪽) 삼양인터내셔날 회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6일 열린 허정구배 제66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형욱이 허광수(오른쪽) 삼양인터내셔날 회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2라운드까지 2언더파였던 박형욱은 뒷심을 발휘하면서 우승에 성공했다. 3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3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그는 4·5·6번 홀에서 3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끌었다. 배용준이 4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 추격했지만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1개,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보기 없는 경기를 한 박형욱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박형욱 개인에겐 값진 우승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골프를 시작한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준수한 기량을 과시했지만, 우승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큰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 2위여서 '2등 징크스'가 있었다. 특히 올해 초엔 스윙도 틀어져 이를 교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왔고, 그 때문에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그러다 이번 허정구배에선 우승 한을 풀었다. 김효주를 키워낸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을 5년 동안 스승으로 모시면서 기량은 물론 멘털적인 조언을 듣는 그는 "올해 성적을 못 내서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다행히 스윙이 어느 정도 돌아왔고, 매 샷마다 집중하면서 내 플레이만 하자고 생각하고 쳤다. 그러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1999년 9월9일에 태어난 그는 "사흘 뒤 생일이다. 이번 우승이 내겐 좋은 생일 선물이 됐다"고도 말했다.

6일 열린 허정구배 제66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형욱과 그의 아버지 박광현 광주서구청 펜싱팀 감독.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6일 열린 허정구배 제66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형욱과 그의 아버지 박광현 광주서구청 펜싱팀 감독.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박형욱은 펜싱 국가대표를 경험했던 박광현(54) 광주서구청 펜싱팀 감독의 쌍둥이 두 아들 중 맏아들이다. 박 감독은 2016년 리우올림픽 때 근대5종 대표팀 감독도 맡았던 펜싱계에선 손꼽히는 지도자다. 운동 선수, 국가대표 DNA를 물려받은 박형욱을 아버지 박 감독은 믿는다. 박 감독은 "형욱이가 스케줄을 짜오면 반대하지 않는다. 운동 선수 하면서 느낀 경험들, 특히 슬럼프에 빠졌을 때 얘기를 아들에게 해주려 한다. 다만 너무 많이 하면 아버지로서 잔소리하는 거 같아 조심스럽게 얘기한다"고 말했다. 박형욱은 이번 대회에서도 "네 것만 잘 치라"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긴장하지 않고 최종 라운드에 임해 결과를 냈다.

6일 열린 허정구배 제66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형욱.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6일 열린 허정구배 제66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박형욱. [사진 삼양인터내셔날]

키 1m80cm, 79㎏의 다부진 체격에 300야드까지 때리는 힘도 좋은 박형욱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롤모델로 삼고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매킬로이가 샷 하는 모습이 멋있다"는 박형욱은 언젠가 그와 샷 대결을 하는 꿈도 꾼다. 그는 "당장엔 올해 열릴 전국체전에서 개인과 단체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좋았던 흐름이 돌아오고 있다. 프로 대회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성남=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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