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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10년 만에 2000억 매출, 블루오션 제대로 잡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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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이상원의 소소리더십(50)

“보험의 바른 이치, 굿리치~!”를 외치는 배우 하정우를 TV, 인터넷, 영화관, 버스에서 종종 만난다. 그가 작년 초부터 “가입한 보험 다 찾아 준다”고 선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제 “보험의 미래”라고 소개한다. 통합 보험관리 플랫폼 ‘굿리치’ 이야기다. 2016년 9월 1.0버전을 출시한 지 3년 만에 300만 다운로드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배우 하정우가 출연하여 화제가 된 굿리치 광고. [사진 리치앤코]

배우 하정우가 출연하여 화제가 된 굿리치 광고. [사진 리치앤코]

인터넷에서 ‘굿리치’를 검색해 보면 하정우 CF, 굿리치앱 뿐만 아니라 jtbc와 시즌2까지 진행한 ‘슈퍼리치’, 유명 크리에이터와 진행한 ‘최군X굿리치’ 등 다양한 소식을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굿리치TV’, 오프라인 상담을 위한 ‘굿리치라운지’에 이르기까지 무척이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접할 수 있다.

이 모든 프로그램을 총괄 진행하고 있는 회사 ㈜리치앤코(Rich&Co.)는 여러 보험회사 상품을 판매하는 독립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이다. 리치앤코는 전국 4,495개 GA, 소속 설계사 100명 이상인 중대형 178개 GA 중에서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했다(2019년 7월 기준). 여러모로 GA로서 독특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회사를 지휘하고 있는 리더가 누군지 궁금했다. 회사만큼이나 한승표 대표 개인도 독특한 스토리를 자랑한다.

보험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한승표 (주) 리치앤코 대표. [사진 한승표]

보험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한승표 (주) 리치앤코 대표. [사진 한승표]

먼저 GA로서 타사보다 눈에 띄는 마케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비결이 뭔가?
비결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비보험인 출신이에요. 회사 임원들 다수도 비보험인 출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고요. 보험회사 대표나 임원 대부분은 보험회사 출신, 영업인 출신으로 채워지는 데 비해 우리 회사의 특징이죠.
비보험인이라고 했는데 간단히 경력을 소개해 달라.
아주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를 잠깐 다녔어요. 풀타임 봉사활동을 몇 년 하다가 동생이랑 회사를 차려 사업을 시작했죠. 아기 띠 제조업, 통신영업, 건강식품 쇼핑몰 등을 하다가 2006년부터 GA를 시작했습니다.
가입한 보험과 숨은 보험금 찾기로 화제가 된 굿리치 앱. [사진 리치앤코]

가입한 보험과 숨은 보험금 찾기로 화제가 된 굿리치 앱. [사진 리치앤코]

갑자기 보험회사를 차린 계기가 있나.
운이 좋게도 하는 사업마다 꽤 잘 됐어요. 특히 인터넷상품 등을 판매하는 통신대리점이 잘 됐죠. 제 나름대로 키워드 검색 광고 등 인터넷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는데 아주 성공적이었습니다. 오픈 7개월 만에 전국 1위가 됐고 이후 10년 넘게 유지했으니까요. 지금은 일반적인 것으로 됐지만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방법들이 많았거든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다음 동생이 기존 사업을 맡고 저는 새로운 사업을 찾았는데 보험시장이 사이즈도 크고 성장 가능성도 있겠다 판단을 한 겁니다.
경쟁이 치열해서 레드오션이라 평가받은 지 오래인 보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니 의외다.
레드오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블루오션인 시장들이 종종 있죠. 보험시장에서 GA가 바로 그런 사업으로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도 잘 모르는 분야인데 함부로 뛰어들 수는 없고, 전공을 살려 보험 비교사이트를 만들어서 재무설계를 해야 하는 고객의 상담신청을 받아서 기존 GA 사업하는 분들께 제공을 하면서 네트워크를 만들고 경험을 쌓아갔죠. 7개월 검토 기간을 거친 다음 본격적인 시작을 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시작한 사업이 10년 조금 지나 3천명 넘는 직원에 2천억 원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니 그때 판단이 틀리지는 않은 거죠?
여러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비결이 뭔가.
제가 어릴 때부터 무척 산만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거의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에 가까웠어요. 산만하고, 집중 잘 못 하고, 금방 싫증 내고 그랬죠. 공부도 잘 못 하고, 학교도 잘 안 가고, 회사도 잘 못 다니고 그랬는데 이런 단점이 오히려 사업에는 잘 맞더라고요. 사업이 세상에 없거나 부족한 걸 찾아서 만들거나 채우면 되는 거잖아요? 세상을 산만하게 두리번두리번하다 보면 뭔가가 보여요.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실행해 봤는데 효과가 있던 거죠.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고민, 걱정, 겁 없이 덤빈 면도 없지 않은데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실행에 옮겼던 방법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무엇인가.
통신과 보험, 대표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입니다. 영업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죠. 마케팅을 제대로 하는 회사들이 없었습니다. 마케팅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영업기획을 하고 있었죠. 그런 분위기에서 인터넷마케팅 기법과 함께 비대면 TM 조직을 강화해서 승부를 걸었는데 효과가 아주 컸습니다. 통신사업은 7개월 만에, 보험사업은 1년 반 만에 1위에 올랐으니까요.
오프라인에서의 편리한 보험상담을 위해 최근 문을 연 '굿리치 라운지'. [사진 리치앤코]

오프라인에서의 편리한 보험상담을 위해 최근 문을 연 '굿리치 라운지'. [사진 리치앤코]

2016년에 회사 이름을 바꾸었던데 그 전후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아 사명을 ‘리치 플래너컨설팅’에서 현재의 ‘리치앤코’로 바꿨어요. 출범식도 하면서 회사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고 싶었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보험시장을 보면서 브랜드와 서비스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굿리치’ 브랜드를 만들고, 앱을 개발하고, 대면 영업 조직도 강화하기 시작했습니다. 3년이 지난 올해 9월 3천명이 넘는 전국의 직원 모두가 모여서 또다시 비전 선포식을 엽니다. 그 약속을 잘 지켜오고 있는지 확인하고 향후 더 강화하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서죠. 보험의 미래는 판매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플랫폼과 콘텐츠에 집중하는 회사가 밝게 열 것이 분명합니다. 비전 선포식의 캐치프레이즈를 “Reach The Future!”로 정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는 9월 10일 열리는 리치앤코의 새로운 비전선포식 'Reach The Future' 포스터. [사진 리치앤코]

오는 9월 10일 열리는 리치앤코의 새로운 비전선포식 'Reach The Future' 포스터. [사진 리치앤코]

마지막으로 학업, 취업, 사업 등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한마디를 해 준다면.
제가 조언을 한다는 건 어울리지 않은 듯하고요, 대신 책을 한 권 소개할게요. 책도 거의 안 읽는데 제가 우연히 읽고 아주 도움이 많이 된 책이 있어요. 황농문 서울대학교 교수가 쓴 『몰입』이라는 책입니다. 그 책에 보면 “몰입하면 재미를 느끼게 되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제가 집중은 잘 못 하고 성실한 건 싫어했는데, 재미를 느끼는 것에는 집중하게 되고 성실하게 임하게 되더라고요. 재미있는 것을 찾으려면 처음부터 심각하게 목표를 세우고 앞만 보고 뛰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해요. 가볍게 이것저것 많이 해 봐야지요.

이상원 중앙일보 사업개발팀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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