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소 전문가 "한국산 수소트럭, 유럽 장악할 것"

중앙일보

입력 2019.09.05 01:02

업데이트 2019.09.05 10:11

독일 수소 전문가들은 수소연료전지자동차(수소차) 개발 측면에선 한국이 독일을 앞선다고 평가했다. 폴크스바겐·BMW 등 독일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제조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현대자동차 등은 전략적으로 수소차 개발에 나서고 있어, 향후 독일과 한국 간 기술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이란 우려감도 내비쳤다.

세계 '수소경제' 현장을 가다①

수소충전소 보급을 위한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 'H2모빌리티'의 니콜라스 이완 대표이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자동차나 도요타는 전략적으로 수소차 개발을 지원하고 있지만, 독일은 아직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대차는 향후 유럽의 수소트럭 시장을 장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니꼴라스 이완 독일 H2모빌리티 대표는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열린 국제수소에너지 산업포럼에 참석해 독일의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 모델에 대해 설명했다. [자료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니꼴라스 이완 독일 H2모빌리티 대표는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열린 국제수소에너지 산업포럼에 참석해 독일의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 모델에 대해 설명했다. [자료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독일 車업체, 전기차에만 집중…수소트럭·버스 개발 늦어" 

독일 완성차 업체가 수소차 개발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전기차는 생산한 즉시 팔리지만, 수소차는 여전히 충전소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일반 개인에게 팔리긴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클레버셔틀·비제로 등 독일 내 수소차 차량공유 회사들은 자국산 수소차가 없다 보니 현대차나 도요타가 개발한 수소차를 수입해 활용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선 2030년부터 자동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제가 강화된다. 수소트럭·수소버스 등 대형 운송수단으로는 수소차가 빠르게 보급될 가능성이 큰 상황인데도 독일 완성차 기업들은 관련 차량 개발에서 현대차에 뒤처져 있다는 것이다. 수소트럭 등 대형 차량의 경우 차량용 배터리 무게 탓에 전기차보다는 수소차가 보편화할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니콜라스 대표는 "유럽연합(EU)의 탄소 규제에 맞추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당장 내년부터 현대차에서 개발한 수소트럭이 독일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데 그제야 독일 완성차 회사들이 수소트럭을 개발하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치아 자이슬러국립수소연료전지기구(NOW) 프로그램 매니저도 "쾰른 30대, 부퍼탈 10대 등 수소버스를 주문해 시내 운송수단으로 삼고 있지만, 독일에선 아직 이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소차 부족해 충전소 산업 최소 2025년까지 적자"

독일 완성차 기업들이 수소차 제작에 미온적이다 보니 충전소 사업을 주도하는 H2모빌리티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충전소 1곳당 매년 500대 정도의 수소차가 충전을 해야 수익을 낼 수 있어, H2모빌리티의 손익분기점은 2025년~2030년은 돼야 할 것이란 관측이다.

독일 H2모빌리티의 기능 및 구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독일 H2모빌리티의 기능 및 구조.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수소 SPC 모델'로 초기 사업 리스크 극복" 

수소차 개발에선 한국·일본에 한발 늦었지만, 독일은 충전소 보급에선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독일과 일본이 충전소 보급에 성공한 비결은 민·관 합동 SPC 설립 방식에 있다. ‘수소 SPC 모델’은 수소 인프라 구축 사업을 하는 정부와 민간 기업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추구하는 형태다. 당장엔 수익이 나오지 않지만, 충전소 보급 목표가 달성된 이후에는 설립된 충전소를 민간에 분배해주기 때문에 민간 사업자들도 뛰어들게 된다. 이 모델은 울산시·창원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충전소를 보급하고 운영하는 데 따른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니콜라스 대표는 "SPC 모델은 충전소에 필요한 부품을 구매할 때도 SPC 참여 기업이 대량으로 구매하고, 수소차 이용자들에게도 통일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수소 산업은 당분간은 적자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SPC 참여 기업들이 초기 리스크를 분산해 떠안게 되는 것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독일)=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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