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엿'이 담긴 택배가 쌓이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조국 사무실엔 꽃바구니 쇄도
4일 오전 윤 총장 집무실이 있는 대검찰청 우편물 취급 공간 한쪽엔 '엿'이 담긴 택배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 상자에 적힌 상품 내용엔 '호박엿, 가락엿, 쌀 엿' 등 각종 엿 제품이 들어있었다. 일부 상자엔 수신인 앞으로 남긴 메시지에 "엿 드시고 건강하세요"란 문구도 적혔다. 일반적으로 엿은 상대를 조롱하는 의미로 통한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주부터 윤 총장을 수신인으로 하는 엿이 담긴 택배가 계속 배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엿도 일종의 선물인 점을 고려해 택배를 발신자에게 돌려보낼 예정이다.
윤 총장에게 엿을 보낸 사람들은 조 후보자의 지지자들로 추정된다. 이런 움직임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번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강제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반대 여론을 보여주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조 후보자 딸의 입시 특혜, 사모펀드 투자, 웅동학원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 속도를 내고 있다. 기자 간담회 다음날엔 조 후보자의 부인이 교수로 근무하는 동양대 연구실 등을 추가 압수수색 했다. 가족이 운영하는 사학 재단 웅동학원에서 행정실장으로 일했던 조 후보자 처남, 딸을 고교 재학 시절 의학 논문 제1저자로 올려준 단국대 장영표 교수 등도 소환 조사했다.
청와대가 인사청문회 없이 조 후보자를 임명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검찰이 조 후보자 임명 전 수사에 속도를 내 사실관계를 조속히 밝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대한 인사와 행정 관련 분야를 관할한다.
반면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엔 조 후보자를 응원하는 문구가 담긴 화환과 꽃바구니 배달이 줄을 잇고 있다. 조 후보자는 지난달 30일 출근길에 "꽃을 보내준 무명(無名)의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