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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영어 잘해 1저자” 야당 “고교 때 4~8등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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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3일 국회에서 ‘조국 후보자의 거짓! 실체를 밝힌다’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상도·김진태·주광덕·이은재·박인숙·김도읍 의원. [뉴스1]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3일 국회에서 ‘조국 후보자의 거짓! 실체를 밝힌다’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상도·김진태·주광덕·이은재·박인숙·김도읍 의원. [뉴스1]

자유한국당이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전날(2일) 기자간담회에 대한 반박 회견을 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거짓과 선동’을 주제로 열린 이날 간담회는 오후 2시부터 ‘팩트체크’ 형식으로 3시간가량 진행됐다. 조 후보자의 전날 발언을 먼저 소개한 뒤 “조 후보자 발언은 거짓”이라고 논박하는 형태였다.

한국당 3시간 맞불 간담회 #조국측 “AP 성적은 대부분 만점” #야권선 “AP는 영어 위주 아니다” #“딸 환경대학원 입학 전 장학금 #보이지 않는 손 작동했을 것” #조국 딸, 생활부 유출 경찰에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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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저자 논문, 입시 관련 의혹=주광덕 의원은 단국대 의학논문에 딸이 제1 저자가 된 경위에 대해 “저희 아이가 영어를 조금 잘하는 편이다. 연구성과와 실험성과를 영어로 정리한 기여를 크게 생각해 제1 저자로 해준 것 같다”는 취지로 조 후보자가 해명한 것에 반박했다. 주 의원은 “한국말을 하고 이해해야 하는데 영어작문·영어독해 평가는 상당히 하위 등급이다.대부분 6등급, 7등급, 8등급 이하다. 유일하게 영어회화는 4등급을 받은 적이 2번 있고, 6등급도 2번 이상 있다”고 했다. “어제 조 후보자의 해명을 본 제보자가 ‘추가 제보하지 않을 수 없다’며 생활기록부 내용을 공익제보했다”고 주장하면서다. 영어를 잘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논문 윤리 느슨했다? 이미 기준 강화”

간담회장 입구에 게시된 조국 후보의 논문. 오종택 기자

간담회장 입구에 게시된 조국 후보의 논문. 오종택 기자

이에 대해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딸의 영어 성적은 AP 대부분 만점. 그 정도만 말하겠다”고 했다. 야권에선 AP의 미적분학 시험 문제 등을 사례로 들며 “AP는 영어 실력 위주 시험이 아니다”(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라고 재반박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의 딸은 AP의 미적분학·화학·생물학·경제학 등을 수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단국대 논문과 고려대 입시 연관성을 부인한 조 후보자의 전날 발언도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딸의 (생활기록부에) 논문명 자체가 기재 안 되고, 논문 자체도 제출 안 됐다”고 했다. 생활기록부에 논문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주 의원은 “생활기록부에 논문, 단국대 인턴과 관계된 상세한 내용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생활기록부엔 단국대 인턴 14일 항목이 있다. 하단에 ‘①유전자 구조와 복합 과정에 대한 이론강의를 습득했고 ②효소 중합반응 검사를 이용한 유전자 검사에 대한 이론을 습득했고 ③실제 환자 검체를 이용한 효소중합반응 검사를 실습했고 ④eNOS 효소의 유전자 다양성에 관한 연구에 참여했다’고 적혔다”고 했다. 맨 뒤 ‘eNOS 유전자’는 조씨가 제1 저자로 등재된 논문 소제로 제목 첫머리에 등장하는 단어다. 조씨는 자기소개서에도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으로 논문에 이름을 올린 사실을 적었다. 주 의원은 “입학사정관이 분명히 논문에 대해 묻고 평가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딸의 논문과 관련해 조 후보자가 “당시에는 1저자와 2저자 판단 기준이 모호하거나 책임 교수의 재량에 많이 달려있었던 것 같다”는 주장도 반박 대상이 됐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2008년 1월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는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조국 후보자의 딸 논문 제출 시기는 그해 12월로 이 가이드라인의 적용 대상”이라며 “조 후보자 답변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원내 전략·전술 다 실패” 한국당 내 비판

더욱이 김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서울대 교수 시절 이른바 ‘황우석 연구조작 사건’을 계기로 연구 윤리를 강화하겠다는 차원에서 2008년 ‘진리탐구와 학문윤리’라는 과목을 개설, 수업한 적이 있다고 한다.

자유한국당 기자간담회에 등장한 ‘조국 펀드’ 개념도. [뉴스1]

자유한국당 기자간담회에 등장한 ‘조국 펀드’ 개념도. [뉴스1]

◆사모펀드 의혹=김종석 한국당 의원은 “74억원 투자약정액은 마이너스 통장, 신용카드 한도액 같은 것”이라며 “전액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고 한 사모펀드 관련 해명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펀드 정관에는 납입 의무를 불이행하면 지연이자 등 페널티를 내게 돼 있는데, 그럼에도 조 후보자가 ‘10억원 정도만 투자해도 되는 것’이라고 한 것은 ‘10억원만 넣어도 된다’는 이면계약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남 전 의원은 “조 후보자가 과거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 관련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고, 론스타가 인수한 뒤 ‘먹튀’한 외환은행 주식 갖기 운동에도 동참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며 “조 후보자는 론스타 논란이 한창일 때 공개 석상에서 ‘론스타 문제를 잘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는 전날 “경제나 경영을 잘 몰라 사모펀드가 무엇인지 이번에(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며) 공부했다”는 조 후보자 발언을 꼬집었다.

◆장학금 관련 의혹=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장학금을 청탁한 적이 없다”고 한 조 후보자 해명을 반박했다. “딸이 환경대학원 장학금을 처음 수령한 때는 2014년 2월이다. 입학이 3월인데 2월에 장학금을 받은 게 가능한 일이냐”는 게 곽 의원 주장이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을 작동한 것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자간담회까지 열며 반격에 나서긴 했지만, 당 내부에서는 조 후보자의 전날(2일) 기자간담회를 허용한 걸 두고 원내 전략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지금 한국당 원내 전략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전략·전술 다 실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한편 조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 재학 당시 생활기록부와 의전원 학사 기록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남 양산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생활기록부 유출 경위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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