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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의혹 규명하라"… 부산대, 이젠 총학 주도 촛불집회

중앙일보

입력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재학 중인 부산대에서 의혹 규명을 촉구하는 두 번째 촛불 집회가 열린다. 400여 명의 재학생·졸업생이 참가했던 지난 28일과 달리 이번에는 총학생회가 촛불 집회를 주최한다.

지난 28일 오후 부산대 운동장에서 ‘촛불집회 추진위’ 주최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의혹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지난 28일 오후 부산대 운동장에서 ‘촛불집회 추진위’ 주최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의혹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대 총학생회는 29일 오후 7시30분 대학본부에서 열린 ‘학생 총투표 개표’ 결과 투표율 50.88%, 찬성률 91.45%로 촛불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가 이틀간 진행한 투표에는 부산대 재학생 1만9524명 중 9934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9085명이 찬성했다. 반대는 8.55%(849명)에 그쳤다.

부산대 총학생회 이틀간 투표… 찬성률 91.45% #30일 촛불집회 일시·방식·촉구내용 결정키로

여름 방학 중 진행한 투표로 학생들이 참여가 부족, 29일 오후까지만 해도 투표율이 30%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마감 2~3시간 전 투표자가 대거 몰리면서 유효 투표율을 넘겼다. 총학생회는 30일 오후 2시 ‘공론의 장’을 열고 촛불 집회 일시와 방식, 촉구내용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2차 촛불 집회는 다음 달 2일 개최가 유력하다.

총학생회는 지난 23일 재학생과 졸업생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연 뒤 “촛불 집회를 여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중앙운영위원회, 대의원대회, 학생 총투표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절차를 거치자”고 뜻을 모았다.

지난 23일 오후 부산대 정문 인근에서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인 조모씨 특혜 장학금 관련 대자보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지난 23일 오후 부산대 정문 인근에서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인 조모씨 특혜 장학금 관련 대자보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이 토론회에서 총학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공개 채팅방 토론으로 촛불 집회를 준비한 춧불집회추진위원회와 공동행사를 여는 데는 합의했다. 하지만 절차와 대표성, 집회 시기 등의 문제로 의견이 엇갈리면서 각각 촛불 집회를 준비해왔다.

촛불집회추진위는 28일 오후 부산대 운동장 ‘넉넉한 터’에서 재학생·졸업생 등 4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 집회를 열었다. 당시 참가자들은 학생증이나 학교 홈페이지 로그인 등의 방식으로 신분을 확인한 뒤 집회장으로 들어섰다. 일부에서 제기한 ‘정치색 논란’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학생들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 비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피켓을 들고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피켓에는 ‘유급생이 장학금?’ ‘규탄한다. 장학 특혜, 촉구한다 진상규명’ ‘특혜의혹 규명 촉구’ 등의 내용이 쓰여 있었다. 대학 내 곳곳에도 ‘슬퍼 마라, 분노하라, 일어나라’는 글이 붙기도 했다.

27일 오후 경남 양산시 부산대병원 의학전문대학원 간호대학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이 상자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경남 양산시 부산대병원 의학전문대학원 간호대학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이 상자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일몰이 되자 학생들은 촛불 대신 휴대전화로 일제히 빛을 밝혔다. 집회는 1시간 정도 진행한 뒤 끝이 났으며 촛불집회추진위도 이날 집회를 마지막으로 해산했다.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일반 시민 100여 명도 통제선 밖에 준비된 의자에 앉거나 주변에서 집회를 지켜봤다.

연단에 오른 한 재학생은 “(우리가)가장 분노하는 것은 조 후보자의 딸이 1점대의 학점을 받고 2번이나 낙제를 했는데도 장학금을 받은 것”이라며 “학교에서는 문제가 없다지만 과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이은지·김정석 기자,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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