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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2m 이상 7명, '연봉 12억' 김종규 버텨줘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한국과 체코의 경기. 3쿼터 한국 김종규가 체코의 압박 수비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한국과 체코의 경기. 3쿼터 한국 김종규가 체코의 압박 수비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규야~.”

한국, 31일 중국서 농구월드컵 1차전 #최장신 2m7㎝ 김종규, 4개국대회 부진 #아르헨티나 센터 2명, 신장 2m10㎝ #김종규, 골밑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지난 27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앙골라전에서 김상식(51) 한국남자농구대표팀 감독은 김종규(28·원주 DB)의 이름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벤치 건너편에 위치한 2층 기자석까지 쩌렁쩌렁 울려퍼질 정도였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제 목소리가 많이 들렸을텐데, 다 종규한테 소리지른거다”고 말했다.

한국은 31일 오후 9시 중국 우한에서 아르헨티나와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B조 1차전을 치른다. 김 감독의 간절한 외침처럼, 김종규의 역할이 중요하다.

2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한국과 앙골라의 경기. 한국 김종규가 돌파하려다 막히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한국과 앙골라의 경기. 한국 김종규가 돌파하려다 막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규는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인천에서 열린 4개국 친선대회에서 부진했다. 리투아니아전에서 3점·3리바운드, 체코전에서 5점·4리바운드, 앙골라전에서 6점·3리바운드에 그쳤다. 김종규는 장신 선수들을 상대로 몸싸움과 리바운드에서 밀렸다. 국내프로농구 연봉킹(12억7900만원)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였다.

리투아니아에 29점 차 대패를 당했던 한국은 앙골라를 15점 차로 꺾었다. 신장 1m99㎝ 라건아(울산 현대모비스)와 1m97㎝ 이승현(고양 오리온)이 골밑에서 잘버텨 준 덕분이다.

2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한국과 앙골라의 경기. 한국 라건아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초청 4개국 국제농구대회 한국과 앙골라의 경기. 한국 라건아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구는 골 밑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하는데, 한국농구의 고질적인 약점은 ‘높이’다. 한국대표팀 선수 12명 중 최장신은 2m7㎝ 김종규다. 정효근(상무)이 2m1㎝, 최준용(서울 SK)과 강상재(인천 전자랜드)가 2m로, 간신히 2m를 넘는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신장 2m 이상이 12명 중 7명에 달하는 ‘장신 군단’이다. 센터 마르코스 델리아와 아구스틴 카파로의 키는 2m10㎝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10시즌간 뛰며 평균 12점을 기록한 파워포워드 루이스 스콜라(39·중국 상하이 샤크스)도 키가 2m6㎝다.

한국 가드 이대성(울산 현대모비스)은 “아르헨티나는 포인트 가드 키가 1m90㎝를 넘는다”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소속 포인트가드 니콜라스 라프로비톨라의 키는 1m93㎝다.

아르헨티나 농구대표팀 베테랑 루이스 스콜라. [사진 스콜라 인스타그램]

아르헨티나 농구대표팀 베테랑 루이스 스콜라. [사진 스콜라 인스타그램]

한국은 FIBA랭킹 32위인 반면 아르헨티나는 5위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만큼, 아르헨티나 농구대표팀도 세계적인 강호다. 마누 지노빌리가 은퇴했지만 최근 팬아메리카대회에서 우승했다.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이기기 쉽지 않겠지만, 아시아 국가 일본(FIBA랭킹 48위)이 최근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전한 바 있다. 일본은 지난 22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초청대회에서 아르헨티나에 93-108로 졌다. 일본은 전반을 53-56로 마쳤고, 3쿼터 한때 리드를 잡기도 했다. 일본은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 위저즈 소속 하치무라 루이가 23점을 올렸고, 귀화선수 닉 파지카스(15점)가 골밑에서 분전했다.

한국이 속한 농구월드컵 B조 일정. [사진 FIBA 인스태그람]

한국이 속한 농구월드컵 B조 일정. [사진 FIBA 인스태그람]

25년 만에 월드컵 1승에 도전하는 한국 입장에서 김종규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종규가 골밑에서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하고, 라건아가 벤치로 물러났을 때도 잘 버텨줘야 한다. 그래야 동료들이 자신있게 외곽슛을 던질 수 있다.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싱 기반의 공격법인 ‘모션 오펜스’가 가능하다.

김상식 감독도 김종규 기를 살려주기 위해 앙골라전에서 출전시간을 더 부여했다. FIBA는 지난 28일 농구월드컵에서 눈여겨볼 아시아 선수 8명에 이젠롄(중국), 하메드 하다디(이란) 등과 함께 김종규를 꼽았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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