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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찾아 부모까지 욕"…신상털기 방어나선 서울대 촛불집회 주최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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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여러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대학교 학생들과 시민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울대학교 아크로광장에서 여러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울대 촛불 집회의 주최 학생에 대한 ‘신상털기’가 이어지자 당사자들이 반박에 나섰다.

지난 23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사모펀드 투자, 딸 입학 관련 의혹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진 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 집회’가 열렸다.

주최자 중 한 명인 홍진우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학생은 “집회 이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털리고 사람들이 몰려와 욕설을 남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심한 사람은 우리 부모님까지 들먹인다”며 “개인 메시지로도 날아오는 욕을 읽을 때는 조금 무서웠다”고 말했다.

서울대 1차 촛불 집회 주최자 중 한명인 홍진우 학생의 개인 SNS에는 "부모님 생각하냐" 등 비난 글이 올라왔다. 그는 "개인 메시지를 읽을 때는 좀 무섭다"고 했다 [온라인 캡처]

서울대 1차 촛불 집회 주최자 중 한명인 홍진우 학생의 개인 SNS에는 "부모님 생각하냐" 등 비난 글이 올라왔다. 그는 "개인 메시지를 읽을 때는 좀 무섭다"고 했다 [온라인 캡처]

홍씨의 개인 SNS에는 “관심종자냐 서울대 나온 XX가 할 짓 없냐” “부모 생각은 하냐” “너거(너네) 애미 애비도 태극기 부대지? 못 되게 생겼네” 등 인신공격이 이어졌다. 홍씨는 “나와 친구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된 사진이 SNS에 올라갔는데 1500명이나 그 게시물을 퍼갔다”며 “친구가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1차 촛불 집회를 주최하고 발언대에 섰던 김다민 서울대 부총학생회장도 비슷한 일을 겪고 있었다. 김씨는 “개인 메시지를 보내거나 SNS에 댓글로 욕을 하는 사는 사람들이 많지만 무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집회 주최하는 서울대 총학생회장 이력 논란도

28일 오후 예정된 2차 서울대 촛불 집회를 주최하는 서울대 총학생회(총학) 도정근(서울대 물리천문학부) 회장의 이력도 공개돼 논란이 있었다. 도씨가 조 후보자의 딸처럼 고등학교 시절 논문을 써 제1 저자로 참여했고 보수정당 소속이라는 주장이 온라인상에 퍼졌기 때문이다.

도 회장은 지난 2014년 한국과학영재교육학회지인과학영재교육에 ‘광공해가 마우스의 행동양산과 면역에 미치는 영향’ ‘광공해가 위해요소로서 마우스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두 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첫 번째 논문은 그가 제1 저자였고, 두 번째 논문은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서울대 2차 촛불 집회 주최를 맡은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자신이 고교시절 쓴 논문이 문제가 되자 개인 SNS에 해명을 올렸다. 사진은 도 회장이 당시 쓴 논문. [온라인 캡처]

서울대 2차 촛불 집회 주최를 맡은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자신이 고교시절 쓴 논문이 문제가 되자 개인 SNS에 해명을 올렸다. 사진은 도 회장이 당시 쓴 논문. [온라인 캡처]

논란이 커지자 도씨는 개인 SNS에 “총학생회장인 제 개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통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및 총학생회가 대표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깎아내리고 왜곡하는 행태가 발생하고 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글을 올렸다.

그는 “6개월간 준비를 거쳐 해당 논문의 기반이 되는 실험의 탐구 보고서를 과학전람회에 출품한 바 있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1년간 추가적인 실험을 거쳐 ‘과학영재교육’ 학회지에 두 편의 논문을 투고했다”고 설명했다. 실험 설계 단계부터 논문 투고까지 과정에서 직접 참여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이어 바른정당 소속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2017년 보수정당이 주최한 토론대회에 나갔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도씨는 SNS에 “바른미래당이나 바른정당을 포함해 어떤 정당에도 소속된 적 없고, 정당 활동에 참여해 본 적 또한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며 “당시 저와 함께 토론대회에 참가했던 팀원은 더불어민주당 서울대 지부에서 활동하는 김모 학우였다는 것을 본인 동의로 밝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신공격은 끝나지 않았다고 한다. 몇몇 사람들은 도씨의 여자친구 SNS 계정을 찾아내 비난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대 2차 촛불 집회 예정대로 진행

한편 서울대 총학생회는 28일 오후 7시30분부터 서울대 관악캠퍼스 아크로 광장에서 ‘제2차 조국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앞서 열린 1차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주최 측은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는 나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위해 조국 후보자의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총학 측은 "특정정당과 정치집단의 정치적 소비를 배제하기 위해 학생증과 졸업증명서 등을 통해 참가자의 구성원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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