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강동윤을 입증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통합예선 결승> ●펑리야오 6단 ○강동윤 9단

5보(121~153)=반상의 빈 곳이었던 좌상귀도 채워지면서 바둑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펑리야오 6단의 입장에선 괴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 여백이 줄어들수록 변화의 가능성도 점점 사라진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이 바둑은 이미 펑리야오 6단이 딱히 어지럽힐 공간이 남아 있지 않다.

기보

기보

어찌 보면 무의미한 수순의 연장일 수도 있다. 상변에서 강동윤 9단이 138로 끊자 펑리야오 6단은 안전하게 139로 따내 안형을 만들었다. 여기에서는 조금 더 욕심을 내어 ‘참고도’ 흑1로 늘어 선수(先手)해 두고, 흑3으로 끼워 백을 끊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수읽기를 해보면, 백6까지 수순으로 흑이 금방 곤란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도

참고도

흑백의 실리 차이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벌어져 있었다. 흑이 좌변의 미생마를 모두 잡는다 해도 백의 승리가 확실할 정도다.

펑리야오 6단은 더는 바둑을 이어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는 오래가지 못하고 182수 만에 돌을 던지고 말았다. 강동윤 9단의 저력을 입증한 한판 대결이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