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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염원 담은 홍콩 베이커리의 ‘앵그리 쿠키’

중앙일보

입력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 시위가 반중 시위로 변모한 가운데, 홍콩의 한 제과점에서 파는 '불손한' 쿠키가 화제다.

The City is dying(도시는 죽었다)

The City is dying(도시는 죽었다)

고양이는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린 채 성난 표정을 하고 있다.

고양이 쿠키에 새겨진 문구 역시 홍콩의 시위를 지지하고, 맞서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충돌 중 경찰들이 기자에게 소리쳤다는 광둥어를 해석한 내용들도 담겨있다.

“no withdrawal, no dispersal”(철회 없이는 해산도 없다)

"be water"(물이 되라!)

'Press Freedom'이라 쓰인 쿠키도 볼 수 있다.

'Press Freedom'이라 쓰인 쿠키도 볼 수 있다.

우산혁명을 상징하는 쿠키 모양

우산혁명을 상징하는 쿠키 모양

현재 홍콩인들에게 '물이 되라'라는 이소룡(브루스 리)의 격언은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대신 유연하고 평화적인 시위를 조성하는 데 큰 영감을 주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에 충성했던 청룽(成龍)과 달리 홍콩인으로서 자신의 연기와 스타일을 만들었던 이소룡의 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정신을 시위 내내 잘 지켜가고 있는 것.

"be water"(물이 되라!)라고 쓰인 월병

"be water"(물이 되라!)라고 쓰인 월병

'홍콩인 화이팅'이란 글귀가 적힌 고양이 쿠키

'홍콩인 화이팅'이란 글귀가 적힌 고양이 쿠키

현재 이같은 문구가 새겨진 월병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곧 다가오는 중추절을 앞두고 수요가 더욱 많아졌다고 한다.

월병에는 보통화로 '不撤不散'(철회 없이는 해산도 없다)가 적혀있다

월병에는 보통화로 '不撤不散'(철회 없이는 해산도 없다)가 적혀있다

소비자들은 월병의 역사적 사실에 주목했다. 13세기 말, 원나라의 폭정을 견디다 못한 주원장(朱元璋)은 봉기를 일으킬 것을 계획한다. 당시 주원장의 부하 유배온은 중추절에 월병을 먹어야 화를 피한다는 소문을 널리 퍼뜨렸고 한족들은 너도나도 월병을 사갔다. 이때 그들이 산 월병 속에는 8월15일 거사를 일으킬 것이란 쪽지가 들어있었다. 당시 주원장은 월병 덕분에 봉기에 성공해 명나라를 세울 수 있었다.

홍콩의 와이탕베이커리

홍콩의 와이탕베이커리

월병에 담긴 역사적 함의를 떠올려봤을 때, 현재 홍콩에 불고 있는 앵그리쿠기와 월병 붐은 홍콩 시위의 한 부분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만하다. SCMP에 따르면 와이탕베이커리와 이곳 종업원은 이 쿠키와 월병을 계속 굽기로 했으며 이 제품의 수익금은 시위 도중 부상 당한 이들을 위해 기부금으로 쓸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SCMP 'A Hong Kong bakery’s protest symbol: Angry cookies'

차이나랩 임서영

네이버중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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