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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배터리 전쟁 시작...50만대 규모 테슬라 공장 연말 가동

중앙일보

입력

똑딱똑딱.

세계 배터리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진원지는 중국 상하이 푸둥 지역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이다. 기가팩토리3이라 불리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올해 연말 가동을 시작해 저가형 제품인 모델3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테슬라 첫 해외 공장인 기가팩토리3은 연간 50만 대 규모의 전기차를 생산 능력을 갖췄다. 이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포함) 200만대의 4분의 1에 달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 공장인 만큼 한국과 중국, 일본의 배터리 수주전도 치열했다. 수주 물량에 따라 배터리 시장 점유율 순위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특히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에서 각각 1·2·4위를 차지하는 파나소닉(일본)·CATL(중국)·LG화학(한국) 간 경쟁이 치열했다.

한·중·일 수주전에서 첫 승기를 잡은 건 한국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23일(현지시각) “LG화학이 테슬라 기가팩토리3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구체적인 계약 물량은 기사에 담지 않았다.

LG화학은 “고객사와의 구체적인 계약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업계에선 LG화학이 일정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또 다른 기업과 배터리 계약 체결을 진행하고 있어 LG화학이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밝히지 못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테슬라코리아가 한국에서 출시한 보급형 모델인 모델3. 기존 차량 대비 저렴한 테슬라의 볼륨 모델이다. 향후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사진 테슬라 코리아]

테슬라코리아가 한국에서 출시한 보급형 모델인 모델3. 기존 차량 대비 저렴한 테슬라의 볼륨 모델이다. 향후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사진 테슬라 코리아]

LG화학의 기가팩토리3 배터리 공급이 확정될 경우 파나소닉의 테슬라 배터리 독점은 깨진다. 테슬라가 CATL과 손잡을 경우 파나소닉의 입자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파나소닉과 CATL은 전기차 배터리(승용차 기준) 시장에서 엎치락뒤치락 1·2위를 차지했는데, CATL이 기가팩토리3 배터리 물량을 수주할 경우 파나소닉을 따돌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상하이 공장 준공식이 열리기 전인 지난해 11월 트위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를 기존 공급사인 파나소닉을 포함해 중국 현지에서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파나소닉이 아닌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에 앞서 LG화학은 올해 초부터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난징에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제2공장을 짓고 있다. 난징 공장은 테슬라 공장 위치한 상하이와 직선거리로 250㎞ 떨어져 있어 위치상으로 가깝다. 그동안 LG화학은 중국 시장에서 중국 정부의 자국산 배터리 보조금 정책으로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고위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배터리 보조금 정책에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순간 세계 시장에서도 입지를 잃게 된다”며 기가팩토리3을 포함한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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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도 기가팩토리3 배터리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테슬라에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를 공급해 신뢰를 쌓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상하이 공장의 모델3 양산이 시작되면 배터리 수요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테슬라가 (파나소닉 중심에서) 배터리 공급처를 다양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 배터리 기업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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