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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할리우드 진출작 '안녕 베일리' 속 환생하는 개배우들

중앙일보

입력

베일리(오른쪽)는 '씨제이만 있으면 행복하'개''다. 영화 '안녕 베일리'에서 아기 씨제이과 놀아주는 견공 베일리의 모습. [사진 CGV아트하우스]

베일리(오른쪽)는 '씨제이만 있으면 행복하'개''다. 영화 '안녕 베일리'에서 아기 씨제이과 놀아주는 견공 베일리의 모습. [사진 CGV아트하우스]

“어릴 적엔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강아지를 못 키웠는데 이번 영화 찍으면서 소원을 풀었어요. 쳐다만 봐도 귀여워서 대사에 집중하느라 힘들었죠.”(헨리)

“2년 전 유기견보호소에서 입양한 ‘마지’라는 잉글리시불독을 키우고 있어요. 윤회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마지를 그렇게 해서 다시 만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캐서린 프레스콧)

할리우드에 처음 진출한 영화 ‘안녕 베일리’(9월 5일 개봉, 감독 게일 맨쿠소)로 만난 헨리(31)는 내내 들뜬 듯 촬영 당시를 돌이켰다. 출연 중인 예능 ‘나 혼자 산다’(MBC) 속 모습 판박이였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에서 열린 영화의 기자간담회에서다. 얼마 전 ‘나 혼자 산다’에서 그와 짧은 한국 여행에 나섰던 상대역 캐서린 프레스콧(28)도 전날 내한해 이날 함께했다. 영국 드라마 ‘스킨스’의 10대 쌍둥이 역할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다.

영화에서 어릴 적부터 '남자 사람 친구'인 트렌트와 씨제이. 고향을 떠난 둘은 낯선 뉴욕에서 재회한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영화에서 어릴 적부터 '남자 사람 친구'인 트렌트와 씨제이. 고향을 떠난 둘은 낯선 뉴욕에서 재회한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나 혼자 산다' 헨리와 캐서린이 반했다

이날 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는 환생을 거듭하는 강아지 베일리 이야기. 지난해 전세계에서 제작비의 열 배에 달하는 2억 달러(약 2400억원) 수입을 올린 ‘베일리 어게인’ 2편이다. 1편은 중국에서 1000억원 넘는 흥행을 거뒀다.

다음달 5일 개봉 영화 '안녕 베일리' #환생 거듭하는 강아지와 소녀 성장담 #세계 2억 달러 흥행 전편 잇는 2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영화사 제작

“덩치가 엄청 큰 강아지도 있었어요. ‘개리’라는 아이리시울프하운드였죠. 꼬리, 등, 얼굴 부분별로 담당하는 트레이너가 셋이나 있었어요. 다른 강아지들은 다 한 명씩이거든요.” 캐서린의 말에 헨리가 장난스레 응수했다. “꼬리가 제 팔만해서 맞으면 어휴…. 영화엔 (베일리가 환생한 개 ‘맥스’와 잠깐 같이 사는) ‘듀크’라는 개로 나와요!” 두 배우도 반한 ‘안녕 베일리’의 개성 만점 견공 배우들을 소개한다.

이 세상 시원함이 아니다. 아직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시절 씨제이에게 베일리는 둘도 없는 놀이 친구였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이 세상 시원함이 아니다. 아직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시절 씨제이에게 베일리는 둘도 없는 놀이 친구였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보스독 ‘베일리’=1편에서 매번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해 원주인 이든(데니스 퀘이드)를 찾아 나섰던 ‘베일리’는 이제 이든의 부탁으로 그의 의붓손녀 씨제이(캐서린 프레스콧)의 곁을 지키려 한다. 헨리는 그런 씨제이를 조건 없이 사랑하는 이웃의 중국계 소년 트렌트를 연기했다.
씨제이가 아깃적 처음 만난 베일리는 1편 마지막, 나이든 이든을 기어코 찾아낸 버니즈 마운틴 독의 모습. 같은 종의 개(犬)배우 세 마리가 번갈아 연기했다. 온화하며 장난기 없이 주인을 잘 따르는, 검정과 황갈색‧흰색 털이 어울린 대형견이다. 그런 베일리를 이든은 소년 시절 버릇대로 ‘대장개’ 즉 ‘보스독’이라 부른다.
“강아지는 아기와 연기하는 것과 비슷해요. 꾸밈없기 때문에 저도 인위적인 연기 대신 여과 없이 자신을 드러내게 되죠.” 캐서린의 말이다.

왼쪽부터 씨제이와 이웃 친구 트렌트. 씨제이가 안은 개가 몰리다. 트렌트는 머리가 똑똑하고 다정하다는 설정이다. 몰리를 입양하게 된 데도 트렌트의 공이 컸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왼쪽부터 씨제이와 이웃 친구 트렌트. 씨제이가 안은 개가 몰리다. 트렌트는 머리가 똑똑하고 다정하다는 설정이다. 몰리를 입양하게 된 데도 트렌트의 공이 컸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후각 천재 ‘몰리’=꼬마 숙녀가 된 씨제이를 베일리는 비글 강아지 ‘몰리’로 환생해 다시 만난다. ‘비글미’란 수식어로 유명하듯 영리하고 장난기 넘치는 사냥개 출신이다. 후각이 뛰어난 특성을 살려, 냄새로 암을 판별하는 훈련 장면도 등장한다. 극 중 몰리는 표준 비글보다 속눈썹이 길고 부드러운 인상. 암컷이란 설정이지만, 실제론 암수 두 마리 강아지가 연기했다. 수컷 강아지가 오히려 연기력이 좋아 꽤 많은 편집이 필요했다고.

주유소에 사는 '빅독'과 뉴욕으로 떠나기 직전의 씨제이. [사진 CGV아트하우스]

주유소에 사는 '빅독'과 뉴욕으로 떠나기 직전의 씨제이. [사진 CGV아트하우스]

◇군것질 개 ‘빅독’=주유소 주인에게 사랑 듬뿍 받는 잉글리쉬 마스티프 종이다. 큰 체격에 처진 볼살, 간절한 눈빛으로 주유소 슈퍼마켓의 온갖 군것질거리를 섭렵한다. 안타깝게도 씨제이와는 아주 잠깐 스치듯 만난다. 실제 유기견 출신인 ‘필’이 연기했다. 단 8일간 훈련받아 촬영에 투입됐음에도 의젓하게 연기해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유기견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는 헨리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면, 사기보다는 유기견을 입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 ‘나 혼자 산다’에서 성훈 형이 키운 강아지 '양희'도 유기견인데, 이런 불쌍한 강아지들이 정말 많아요. 입양할 땐 강아지를 너무 혼자 두게 되진 않을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도 진지하게 생각해야겠죠.”

마지막 환생 강아지 '맥스'(맨 왼쪽)는 밖에선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 대장이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마지막 환생 강아지 '맥스'(맨 왼쪽)는 밖에선 누구한테도 지지 않는 대장이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천하의 맥스도 씨제이 품에선 세상 착한 강아지다. 실제 성격이 정반대인 두 마리 닮은꼴 강아지가 합동해 맥스를 연기했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천하의 맥스도 씨제이 품에선 세상 착한 강아지다. 실제 성격이 정반대인 두 마리 닮은꼴 강아지가 합동해 맥스를 연기했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두 얼굴의 ‘맥스’=베일 리가 마지막으로 환생한 모습은 요크셔테리어 ‘맥스’다. 낯선 뉴욕에서 싱어송라이터의 꿈만 안고 표류 중이던 씨제이를, 힘에 돼줄 어릴 적 단짝 트렌트에게 이끄는 강아지다. 귀여운 외모지만, 성깔 있는 맥스 캐릭터를 위해 생김새 비슷한 정반대 성격의 두 마리 강아지가 동원됐다. 활동적인 버전의 맥스와 침착하고 조용한 맥스가 상황에 맞춰 활약했다. “아무리 많은 삶을 살아도 너를 위해 거기 있을게.” 베일리이자, 몰리이자, 빅독이자, 맥스의 마음.
‘베일리 어게인’ ‘안녕 베일리’의 원작 소설가 W 브루스 카메론은 아내 캐서린 미숑이 반려견을 잃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곤 “강아지가 다시 환생해 삶의 목적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부부가 공동 각본을 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사 엠블린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다.

헨리, 스필버그 영화사와 할리우드 진출 

영화에서 헨리는 '나 혼자 산다' 등 관찰예능 속 모습보다 다소 깍듯한 캐릭터다. 씨제이와의 미묘한 감정선에 더해, 극 중 모종의 사건을 겪게 되면서, 전혀 상상도 못한 분장까지 선보인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영화에서 헨리는 '나 혼자 산다' 등 관찰예능 속 모습보다 다소 깍듯한 캐릭터다. 씨제이와의 미묘한 감정선에 더해, 극 중 모종의 사건을 겪게 되면서, 전혀 상상도 못한 분장까지 선보인다. [사진 CGV아트하우스]

헨리로선 연기자로서 글로벌 활동에 나설 발판이다. 캐나다 국적인 그는 뮤지션으로 출발해 ‘나 혼자 산다’ ‘진짜 사나이’ 등 예능으로 이름을 알리고 최근 배우로서 중국 무대에 진출했다. 한국에서도 드라마 ‘오 나의 비너스’(KBS2) ‘칠전팔기 구해라’(Mnet) 등에 출연했고, 김진아 감독의 한중합작영화 ‘파이널 레시피’에선 중화권 출신의 할리우드 스타 양자경과 호흡을 맞췄지만, 국내 개봉하진 못했다.
이번 영화에 대해 그는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대단한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와서 놀랐다”고 했다. “할리우드에서 동양인이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데 어깨가 무거웠어요. 한국 시청자에겐 제가 연기하는 모습이 익숙지 않으시겠지만, 앞으론 점점 더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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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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