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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성 같은 아이 8명 사망···中사회 들었다놨던 5대 괴담

중앙일보

입력

민심이 흉흉할 때, 보통 괴소문, 괴담 등이 사회 전반에 떠돈다. 심장을 쪼그라들게 만드는 공포괴담부터 헛웃음 나는 괴담까지, 중국에서 돌았던 괴담들을 살펴봤다.

중국을 떠돈 괴담

중국을 떠돈 괴담

“농부가 집 사려면 당나라 때부터 일해야”|2010년 이메일 괴담

2010년 연말, 사람들 사이에 한 통의 메일이 퍼졌다. 당시 베이징 시내 100㎡ 규모의 아파트 거래가는 300만 위안.(한화 약 5억원) 이 아파트를 사려면 시골 소작농은 당나라(618~907)때부터 지금까지 농사를 지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월 평균 1500위안(약 26만원)을 받는 생산직 노동자들은 아편전쟁(1840~1942)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것. 당시 이 메일이 돌자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 추정치가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베이징 시내 아파트 가격에 대한 소시민들의 분노가 이런 식으로 표출된 것"이라며 당시 소득 불균형과 극심한 빈부격차 문제를 지적했다.

이메일 괴담

이메일 괴담

실제 당시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2011년 사회청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니계수(사회불평등 정도)가 0.5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통상 지니계수가 0에 가까울수록 평등, 0.4 이상이면 불평등한 상태로 본다.

한 달 사이, 한 마을에서 같은 성(姓)을 가진 아이 8명 사망|2010년 차이(蔡)씨 괴담

한 마을에서 같은 성(姓)을 가진 아이 8명 사망

한 마을에서 같은 성(姓)을 가진 아이 8명 사망

2010년 3월, 중국 저장성 톈타이현에서 한 달 사이 '차이(蔡)' 성을 가진 8명의 어린이가 잇따라 의문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3월 2일, 오후 7시40분께 톈타이현 실험중학교 앞 공중전화 박스에서 차이샤오한(蔡少函, 8세)이 전화선에 목매 있는 것을 가족들이 발견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한 마을에서 같은 성(姓)을 가진 아이 8명 사망

한 마을에서 같은 성(姓)을 가진 아이 8명 사망

이후 가족들이 아이를 화장하기 위해 장례식장에 갔는데 이곳 직원에게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직원이 유족에게 "음력 정월 초 닷새(2월 18일) 이후 '차이' 성을 가진 어린이의 8번째 갑작스러운 사망"이라고 말 한 것. 지난달 18일엔 '차이'성을 가진 형제 5명이 익사로 숨졌고 며칠 뒤엔 같은 성의 여아 2명이 또 물에 빠져 숨진 것이다. 단순 안전사고인 줄 알았던 사고가 '차이'라는 성이 같은 아이들로 묶이며 연쇄살인, 계획살인이 아니냐는 괴담이 돌았다.

이들의 사망과 관련해 연관성은 찾지 못했으나 우연처럼 동일 성씨의 아동들이 사망한 사실은 여전히 미스테리다.

"베이징올림픽의 5개 마스코트는 중국에 덮친 재앙 상징"|2008년 베이징올림픽 괴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잇따라 일어난 악재에 네티즌들은 올림픽 마스코트인 5개의 '푸와(행운의 아이라는 뜻)'가 불행을 불렀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중국에 닥친 재앙들은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제물"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럴만도 한 것이, 그 해에만 자연재해를 비롯해 각종 대형사고*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인 '푸와'. 왼쪽부터 베이베이, 징징, 환환, 잉잉, 니니.

2008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인 '푸와'. 왼쪽부터 베이베이, 징징, 환환, 잉잉, 니니.

*2008년 1월에는 50년래 최악의 폭설이 내렸고, 4월에는 산둥성 열차 충돌사고로 70여 명이 사망했다. 5월 쓰촨성 대지진이 일어나 8만6000여 명의 사망, 실종자가 발생했으며, 6월에는 홍수로 57명이 사망했다. 3월에는 티베트 라싸에서 분리독립운동이 일어났는데 과잉진압이 문제가 돼,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을 앞두고 세계 각 도시에서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게 일었다.
중국 네티즌들은 파란 물고기를 형상화한 '베이베이'가 2008년 6월 발생한 홍수를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또 판다 모양의 '징징'은 쓰촨성 지진을, 영양을 본뜬 '잉잉'은 티베트 사태를 불러왔다고 해석했다. 쓰촨성과 티베트는 각각 판다와 영양의 주요 서식지다. 불꽃모양의 머리를 한 '환환'은 성화봉송 보이콧을, 솔개모양 모자를 쓴 '니니'는 4월에 있었던 산둥성 열차 충돌사고를 의미한다. 산둥성이 솔개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2008 베이징올림픽

이외에도 국제행사를 앞두고 각양각색의 괴담이 퍼졌다. 쓰촨대지진으로 성도인 청두(成都)의 음용수가 오염됐다는 설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이는 생수판매상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퍼뜨린 소문으로 드러났다. 또 쓰촨대지진 이후, 광둥에서도 리히터 규모 9.4의 지진이 일어날 거라는 괴소문도 돌았다. 네티즌은 허위사실을 유포해 공안에 잡혔다. 파룬궁(法輪功)과 관련된 괴담도 인터넷에 퍼졌다. 파룬궁(파의 발음이 숫자 8[bā]과 유사)이 2008년 8월 8일 개최되는 베이징올림픽(룬: 오륜五輪을 상징)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다행히 베이징올림픽은 별 탈 없이 치뤄졌으나, 큰 행사를 앞둔 중국에 닥친 악재는 대륙에 수 많은 괴담을 낳았다.

베이징을 공포에 몰아넣은 2012년 베이징 에이즈 주사기 괴담

2010년 8월, 한 남성 A(36)씨는 베이징시 우다오커우(五道口) 인근에서 택시를 탔다. 뒷자석에 앉아 다리를 움직이던 중 뒷자석 잡지함에 있던 날카로운 물체에 무릎이 찔렸다. 알고보니 잡지함에는 길이가 약 25cm의 주사기에 노란색 액체가 담겨 있었다. 그는 곧바로 베이징 하이댄(海淀) 경찰서에 신고했고, 주사기에 든 액체에 대해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주사기 속 액체가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자 또는 에이즈 환자의 체액일 가능성이 높아, 그가 에이즈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

주사기 괴담

주사기 괴담

이 사건은 중국 전역에 알려졌고, 사람들 사이에 '에이즈 주사기' 괴담이 확산됐다. 남성은 병원에서 3차례 정밀검사 끝에 에이즈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으나 그는 회사도, 애인도 잃은 뒤였다. 당시 공안당국은 이 주사기의 출처에 대해 밝히지 못해 베이징 시민들 사이에선 '에이즈 주사기' 괴담이 크게 확산됐다.

'인체의 신비'의 임산부 표본이 다롄TV 아나운서?|2012년 떠돈 장웨이제 괴담

보시라이가 다롄 시장 시절 내연관계였던 다롄TV의 아나운서 장웨이제. 그는 1998년 어느 날,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에게 신변 위협을 당하고 난 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그런데 10여 년이 훌쩍 지난 후, 장웨이제를 봤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2012년 8월 '인체의 신비전'에 표본으로 전시돼 있다는 것. 외신들은 '인체의 신비' 전시회에 있는 임산부 표본 중 하나가 장웨이제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실제 그의 지인들이 확인해본 결과 임산부 표본의 얼굴 골상, 머리, 귀, 근육 등이 장웨이제와 상당 부분 닮아있다고 밝혔다.

장웨이제와 당시 전시됐던 인체표본

장웨이제와 당시 전시됐던 인체표본

당시 세계 최대의 인체 표본 생산 기지로 알려진 하겐스사의 다롄 공장은, 보시라이가 시장으로 재임 중이던 1999년 인가를 받아 2003년 설립, 구카이라이가 개입돼 사업을 해왔다고 한다. 의혹을 해소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자 폰 하겐스는 "표본의 정보에 대해선 누설할 수 없다"고만 답해, 여전히 '괴담'처럼 떠돌고 있다. 올해 이슈였던 판빙빙 탈세 사건 당시, 판빙빙의 소식과 행방이 묘연하자 '장웨이제 괴담'이 한차례 더 돌기도 했다.
차이나랩 임서영

네이버중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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