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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문제 안이한 아버지” 사과했지만 “짐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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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찰개혁을 화두로 꺼내며 제기된 각종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후보자는 오는 26일 검찰개혁을 포함한 정책 구상을 발표할 계획이다.

조국 “권력기관 개혁 임무” 강조 #오늘 정의당 찾아 소명자료 제출

조 후보자는 25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해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날 조 후보자는 ‘송구하다’는 표현을 쓰며 지금까지의 발언 중 가장 강도 높게 자녀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전에는 “가족 모두가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다” “아이의 아버지로서 더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는 표현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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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자는 지난 23일 오후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배우자·자녀가 투자한 사모펀드 10억5000만원 전액과 가족이 운영해 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심(下心)의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서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자녀 입시와 사모펀드 투자, 웅동학원 의혹 등에 물러서지 않고 검찰개혁으로 화두를 옮겨 국민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20일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1대1 전담 보호관찰, 정신질환자 치료를 통한 범죄 예방 등을 발표한 이후 5일 만에 정책과 관련한 문제를 꺼냈다.

조 후보자는 “권력기관 개혁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이행하라는 국민의 뜻과 대통령의 국정철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기일전해 문재인 정부의 개혁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 하겠다”며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26일 오전 검찰개혁 방안 등을 담은 두 번째 정책 발표를 하고 정의당을 찾아가 소명자료도 제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6일까지 인사청문회 일정이 확정되지 않으면 27일 조 후보자가 국민 앞에서 의혹을 해명하는 방식인 국민청문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대학가에 촛불시위까지 벌어지는 상황에서 의혹 해명 없는 정책 발표는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도덕성이 산산조각나서 개혁성의 에너지를 상실했는데 무슨 힘으로 개혁을 주도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후안무치에 질릴 뿐”이라고 밝혔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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