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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들쭉날쭉한 생리 주기 그냥 놔두면 난임의 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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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이미 시험관을 한 번 실패한 30세 환자가 있었다. 20대 중반에 자궁내막암 판정을 받고 자궁에 대한 보존적 수술을 받은 후 재발하지 않아 적극적으로 임신에 매달리던 환자다. 다행히 치료 이후 자궁의 컨디션은 잘 유지되고 있었다. 남편의 정자 상태도 정상이었다. 다만 다낭성 난소증후군에 의한 배란 장애가 심각했다. 생리 주기가 매우 불규칙해 연 3~4회 정도 생리를 하는 상황이었다. 우선 배란 유도제 복용을 통한 배란 유도와 함께 자연 임신 시도를 권했다. 바로 성공한 첫 임신은 비록 유산했지만 다시 시도한 임신은 건강하게 임신 중기로 진행했다. 환자는 이를 확인한 후 난임 병원을 졸업했다.

희망이 생명을 만든다④ 부천마리아병원 김명신 부장

 폐경 전에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의 가장 큰 위험인자 중 하나가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다. 배란 장애 또는 무배란 상태를 야기하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에 대한 노출 기간이 길어진 자궁 내막이 비정상적인 성장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흔한 증상은 무월경 또는 희발월경이다. 이 경우 배란 타이밍을 인지하기 어렵다 보니 결국 난임으로 병원을 많이 찾는다.

 하지만 다낭성 난소증후군 환자는 자궁내막 문제 발생 빈도가 높아 임신 능력이 더 떨어지게 된다. 배란 장애에 의한 호르몬 불균형 역시 착상을 방해하는 요소라 임신율이 더 떨어지고 초기 유산율은 높아진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원인 인자(유전자)를 가진 사람에게 스위치가 켜지는 상황이 생길 때 드러나는 질환이다. 스위치가 켜지는 대표적인 상황은 체중 변화와 스트레스다. 갑작스러운 체중 증가, 급격한 다이어트와 요요현상에 의해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경우가 흔하고 수면 장애, 불규칙한 생활 패턴,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 역시 배란 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

 생리가 불규칙하고 여드름·다모증 등 남성호르몬 증가에 따른 징후가 보인다면 바로 산부인과를 내원하는 것이 좋다. 연 8회 미만 생리를 하거나, 21일 미만 혹은 35일 이상의 생리 주기는 이미 그 주기가 불규칙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생 내내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은 본인의 생리 패턴이 비정상이라고 인지하지 못한다. 10대 후반부터는 28~32일 주기의 규칙성을 갖는 것이 정상이다. 특히 단 한 번이라도 3개월 이상 생리를 거른 적이 있다면 결혼 전이라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향후 임신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부천마리아병원 김명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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