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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9년전 유명환 딸 특혜엔 "파리가 싹싹 비빌때 때려잡아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일요일인 25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해 자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일요일인 25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해 자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54)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딸의 대학 및 대학원 입학 과정 등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25일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현대적선빌딩에서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며 “국민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날 조 후보자의 사과는 또 다른 그의 과거 발언을 소환했다. '조국의 적은 조국'이라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고위직들은 일 터지면 사과해”

문제가 된 글은 조 후보자가 서울법대 교수로 재직중이던 2010년에 페이스북에 게시한 글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의 외교부 특채 문제로 사퇴를 앞두고 있을 때였다.

그는 “유명환을 비롯한 고위직들은 무슨 일이 터지면 ‘사과’를 한다. 어디선가 들은 우스개소리 하나 한다”며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파리가 앞 발을 싹싹 비빌 때 이 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이에 내 말을 추가하자면 ‘파리가 앞 발 비빌 때는 뭔가 빨아 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우리는 이 놈을 때려 잡아야 할 때이다’”

그는 글의 말미에 ‘퍽~~’이라고 파리를 때려잡는 듯한 의성어 표시도 했다.

조 후보자는 이 글에서 “유명환 장관은 야당 찍은 사람은 북한 가라는 ‘충성’ 발언으로 장관직을 유지했지만, 결국 다른 데서 터지고 말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옷 벗는 것은 시간문제. 외통부 내에 암암리에 존재하는 ‘음서제’가 이번에 드러난 것은 다행”이라며 “MB 주변에는 ‘공정한 사회’에 반하는 인간만 득실거림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사실 ‘신하’는 ‘주군’을 보고 따라하는 법이거늘”이라고 매섭게 비판했다.

“사람 무는 개, 물에 빠지면 구해줘선 안돼”

[조국 트위터 캡처]

[조국 트위터 캡처]

역시 서울대 재직 중이던 2016년 12월 1일 루쉰(鲁迅)을 인용한 그의 트위터 글도 주목받고 있다.

당시엔 국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논의가 일사천리로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그해 11월 29일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선언했고 '4월 퇴진 6월 대선론'이 급부상했다. 이에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를 상대로 혼란을 유도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같은 국면에서 조 후보자는 “사람을 무는 개가 물에 빠졌을 때, 그 개를 구해줘서는 안된다. 오히려 더 두들겨 패야 한다. 그러지 않다면 개가 물에 나와 다시 사람을 문다”고 루쉰의 말을 옮겨적었다.

이 글에는 ‘반드시 단죄해야 한다’, ‘겉으로는 척하지만 언젠가는 본질을 표현한다.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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