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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당적 논란에 부산대 촛불집회 추진위원장 사퇴, 새 위원장 나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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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빈 전 부산대 촛불집회 추진위원장이 24일 오후1시 부산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혜연 기자

권현빈 전 부산대 촛불집회 추진위원장이 24일 오후1시 부산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혜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장학금 특혜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부산대 촛불집회를 이끌던 집행위원장이 '한국당 당적을 가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24일 집행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권현빈(22) 전 부산대 촛불집회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다행히 새로 집행부를 맡아주겠다는 사람이 나와서 집행위원장직을 내려놓게 됐다”고 말했다. 24일 권씨가 자유한국당 부산대 지부장을 맡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가면서 부산대 촛불집회를 기획해온 오픈카톡방과 부산대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권씨에 대한 인신공격과 비방이 이어졌다.

권씨는 24일 오후 7시쯤 학내 커뮤니티에 해명글을 올리고 사퇴 사실을 알렸다. 권씨는 해당 글에서 “저는 한국당 부산대 지부장이기 이전에 부산대 학생이다. 한국당 지부장 활동으로 대자보를 붙이고 촛불집회를 추진하는 게 아니”라며 “당에서 어떤 지시도 지원도 없었고 사비로 대자보를 인쇄해 직접 학교에 붙였다. 대자보 내용도 단톡방에 들어온 100여 명의 사람들과 함께 고심해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현빈 전 부산대 촛불집회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이 24일 저녁 7시 무렵 학내 커뮤니티에 올린 사퇴 입장 표명 글. [마이피누 캡처]

권현빈 전 부산대 촛불집회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이 24일 저녁 7시 무렵 학내 커뮤니티에 올린 사퇴 입장 표명 글. [마이피누 캡처]

권씨는 애초에 자신의 한국당 당적에 대해 미리 공지하고 양해를 구했다는 입장이다. 권씨는 과거 자신이 부산대 촛불집회 추진위 단체카톡방에 올렸던 글을 그대로 옮기며 해명했다. “저는 한국당 부산대 지부장을 맡고 있다. 집회를 하면서 제 정치적 색깔을 일절 드러내지 않겠다고 약속드린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해명에도 부산대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권씨에 대한 비방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전 부산대 에브리타임 익명 게시판에는 “애도 자한당 청년대변인이나 적어도 부산시당 주요 요직에 임명될 때 부산대 집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정치적 스펙으로 이용하겠지”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입만 잘 털면 직업을 얻을 수 있구나”, “자한당 끄나풀한테 힘 실어주고 싶지 않음”이란 댓글이 달렸다.

부산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권현빈 전 부산대 촛불집회 추진위 집행위원장에 대한 비방글들. [에브리타임 캡처]

부산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권현빈 전 부산대 촛불집회 추진위 집행위원장에 대한 비방글들. [에브리타임 캡처]

권씨는 “한국당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신공격을 해 심적으로 힘들었다. 당에서 지시해서 내가 활동을 했다거나, 지원을 받았다는 가짜뉴스도 많았다”고 말했다.

기존 집행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철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재영씨가 새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이씨는 당적이 없다고 스스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 집행부 선출 과정에서 기존에 있던 부산대 재학생 오픈카톡방은 없애고, 개별 학생증 인증을 거쳐 새 카톡방을 만들었다. ‘부산대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해 대표성을 띠는 것으로 오인된다는 지적에 따라 ‘부산대학생들의 촛불추진위’로 카톡방 이름도 바꿨다. 현재 이 카톡방엔 부산대 동문 40여 명이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려대학교에서도 촛불집회 주도자가 한국당 부대변인에 내정돼 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행부가 교체된 바 있다.

부산대학생들의 촛불집회 추진위원회에서 만든 포스터. [추진위 제공]

부산대학생들의 촛불집회 추진위원회에서 만든 포스터. [추진위 제공]

‘부산대학생들의 촛불추진위’는 원래 계획대로 28일 오후 6시에 부산대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24일 부산대 총학생회가 주최한 공청회에서는 촛불집회 일정을 연기하고 학생총투표를 거쳐 새로 날짜를 정하기로 결정됐다. 새로 촛불추진위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재영씨는 학내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학생회와는 별개로 현 사안에 대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어떠한 정치적 집단과도 무관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집회”로서 28일 집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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