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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호 지인 "사람들이 좋아했는데…진짜 그분이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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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송되고 있다. [뉴스1]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이송되고 있다. [뉴스1]

한강에서 발견된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는 과거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를 알았던 지인은 '글도 잘쓰고 관상도 잘봐 인터넷에서 꽤 유명했던 인물이었다'고 23일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전했다.

12년 전 장대호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자로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았다. 몇 년 뒤에는 관상 카페를 운영하며 '관상의 대가'로 포털사이트에서는 지식인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날렸다.

특히 장대호가 운영하던 관상 카페는 유명했다. 그는 정치인과 연예인의 관상에 대한 글을 올리고, 시사 평론 및 연애상담까지 하면 사람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돈을 내고 관상을 보려고 줄을 선 사람들도 있었다.

장대호가 인터넷에서만 활발히 활동했던 건 아니었다. 그는 인터넷 등 여러 경로로 인연을 맺은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렸고 2017년까지만 해도 각종 댄스 동아리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사회 생활을 즐겨왔다.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대호(38)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장대호의 모습을 아는 지인은 "장대호는 글도 잘쓰고 말도 잘해서 사람들이 좋아했다"고 떠올렸다. 불과 한 달 전에도 그와 연락을 했다는 관상카페 회원은 "살인 사건이 그분이냐? 진짜냐? 솔직히 닮은 거 같긴 한데 할 말을 잃게 된다. 그 사람이 그런 일을 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대호는 약 2년 전 인터넷 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주식 투자로 큰 돈을 잃고 모텔에서만 생활했으며 손님들과 자주 시비가 붙곤 했다.

모텔 종업원 동료는 그를 어떻게 기억할까. 장대호는 쉬는 날 방에서 TV만 보고 좀처럼 외출하지 않고 손님들이 본인을 무시한다며 자주 분노를 표출했다고 한다. 모텔 직원은 "굉장히 성실했다"면서도 "(피해자 A씨의) 욕을 하며 머리 찍어버릴까 하는 말을 두 어 번 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장대호는 지난 8일 자신이 일하던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투숙객 A(32)씨를 둔기로 쳐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장대호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반말하는 등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장대호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해 지난 17일 구속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고양경찰서는 23일 장대호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이던 장대호의 신병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넘어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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